요즘처럼 비가 많이 오고 더운 날씨가 지속되면 사람들은 지구의 환경이 변한다고 걱정하지만 1년 내내 기후 변화를 피부로 느끼며 사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우리는 20세기 후반 전 세계적으로 산업생산의 급속한 팽창을 경험했다. 이는 엄청난 양의 자원 및 에너지 소비와 환경오염으로 이어졌다. 거대한 산업개발이 자연환경을 바꾸고 생태계를 위협한 셈이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 국가는 200여 년에 걸쳐 산업화의 역사를 경험했다. 우리는 1960년대 세계 최빈국에서 해마다 10%가 넘는 급속한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1990년대를 지나 이제는 주요 20개국(G20)에 들었다. 다른 나라가 2세기에 걸쳐 이룬 업적을 단 50년 만에 성취했다. 급속한 산업화는 부의 불균형한 분배와 같은 사회적 문제 외에도 대기오염과 수질오염 등 환경 문제를 유발했다.
요즘 한국에서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환경성 질환인 천식이나 아토피 피부염에 관한 일본의 연구와 경험은 비슷한 모습의 산업화 과정을 겪고 비슷한 질병 패턴의 변화를 보이는 우리에게 귀중한 사례가 될 수 있다.
일본은 산업개발로 생긴 환경오염을 극복하는 대응기술을 개발했다. 환경성 질환의 관리와 치료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여 예방 및 치료 기술을 개발하려고 장기간 노력했다. 이제 그 결과를 산업화하여 지금도 경제개발을 통해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고자 노력하는 개발도상국에 이전하고자 한다. 물론 이전을 공짜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우리는 잘 안다.
앞으로의 세상은 환경을 조절하고 개선하는 기술을 가진 나라가 강국이고 부국이 된다. 그렇게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환경 문제는 계속 발견되고 이 때문에 생겨나는 환경성 질환의 발병에 관한 실태를 파악하고, 원인을 분석하고,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개선하여 인간이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는 예방 대책, 기술, 치료약물의 개발이 커다란 시장으로 자라날 것이다.
미래는 정보기술이 지배하는 사회가 된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어떻게 우리의 환경을 개선하고 관리할지에 관한 정보기술을 누가 더 빨리, 많이 갖느냐가 미래사회를 이끄는 국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또한 환경의 변화로 생겨나는 질병의 제어 기술을 누가 선점하느냐가 세계 제약시장과 의료시장을 지배하는 강자로 부상하느냐를 결정할 것이다. 의료는 물론이고 환경과 질병부문에서도 과학기술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수단이자 국가의 경쟁력을 키우는 도구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