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8 - 1 두산 (잠실)
두산 김성배.
투수들은 대개 의미 있는 승리를 올린 후 선수단에 피자나 치킨을 돌린다.
그러나 무려 1822일 만에 선발승을 거둔 두산 김성배(사진)는 “1군에는 피자를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유는 “1군 아닌 2군에 돌리기 위해서”였다.
김성배는 2005년 8승(3패)을 올리며 활약했지만 2번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군 복무를 포함해 오랜 공백기를 보낸 후 올시즌 재기를 노렸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야구를 포기하려던 그를 김광림 2군 감독, 김진욱 투수코치가 붙잡았다. 그가 성급한 결론을 내리고 후회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는 8일 “내가 고생했던 곳이 2군”이라며 “데뷔 첫 승도 아니고, 1군 선수들은 잘 먹지 않나. 열악한 2군 선수들을 위해 피자 20판을 돌리겠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도 김성배의 호투에 “첫 승보다는 2군 선수들에게 희망을 안기는 역투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