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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졸업생이 바다로 간 까닭은?

입력 | 2010-09-09 03:00:00

국토부 국비 해기사 양성과정
17일 첫 수료 93명 전원 취업




“땅에서 못 이룬 꿈, 너른 바다에서 활짝 펼치겠습니다.”

국토해양부가 운영하는 ‘오션폴리텍 1차 3·4급 해기사(海技士) 양성과정’을 거친 교육생 93명 전원이 국내외 해운선사 취업에 성공했다. 해기사는 선원으로서 일정한 기술과 지식을 가진 항해사, 기관사 등을 말한다.

국토부는 대학 졸업자 중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한 ‘오션폴리텍 해기사 양성과정’을 올해 3월 처음 개설해 17일 수료를 앞두고 있다고 8일 밝혔다. 해기사는 한국해양대 등 지정 교육기관을 졸업해야 사실상 면허를 취득할 수 있었지만 국토부는 청년실업 극복과 해운업계 인력난 해소를 위해 이번 교육과정을 만들었다. 교육생들은 부산의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서 6개월 동안 이론 및 실습교육을 받았다. 교육비용은 전액 국비(1인당 290만 원)를 지원받았다.

수료생들은 취업한 선사에서 1년간 승선실습과정을 마치면 연봉 3500만∼4500만 원의 3등 항해사나 기관사로 일하게 된다. 한진에스엠, STX에스엠씨 등 국내 28개 해운선사뿐만 아니라 일본 홍콩 유럽 등 해외 대형 선사 소유의 선박에서도 일하게 된다.

미래에 대한 교육생들의 기대도 크다. 교육생 가운데 52%가 서울대(2명)를 포함해 4년제 대학 졸업자다. 대학 졸업 후 마땅한 일자리를 얻지 못해 고민하거나 직장을 다니다가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었다는 곽지훈 씨(31)는 “최소 10년 이상 배를 타면서 선장이 된 뒤 대학 전공인 경제학을 살려 영국 등에서 선박금융, 해운금융을 공부해 전문가가 되고 싶다”며 “배를 탄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갖지 말고 도전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올해 10월 3·4급 해기사 2차 과정 100명을 추가 선발하는 등 교육과정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