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與지도부, 문제확대 부담…“이쯤에서 정리해야” 반응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논란이 올해 국정감사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차명계좌 논란에 불을 댕긴 조현오 경찰청장의 발언에 이어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변호사)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는 최근 일부 기자와 만나 “‘차명계좌가 있다’는 조 청장의 발언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라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조 청장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변호사의 발언에 대해 “청문회에서 말한 것 이상도 이하도 더는 할 얘기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결국 이 변호사의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차명계좌 논란의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변호사를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자는 목소리는 여야에서 함께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야 원내지도부가 과연 이 변호사를 국감 증인으로 채택할지, 채택되더라도 이 변호사가 출석할지는 미지수다. 이 변호사가 국감장에 나올 경우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가 만약 국감장에서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문제를 비롯해 박연차 게이트 수사와 관련해 언급한다면 정국은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청와대와 여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이 문제가 확대되는 게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흘러나오는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한나라당의 한 최고위원은 8일 “이 문제는 이쯤에서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차명계좌의 불똥이 특검 문제로 번지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다. 이 때문에 이 변호사에 대한 국감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여야가 고차 방정식을 풀어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