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수입 허용…정유업계 안도, 신규투자 제한…건설-조선업 타격
8일 정부가 이란 제재 조치를 발표하면서 이란과 관련 있는 국내 산업계도 현지 반응과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제재 조치의 직격탄을 피해간 정유·소비재업계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반면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된 건설·조선업계는 사태 장기화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지식경제부는 이날 별도 자료를 내고 “원유 부문은 특별한 규제가 없어 수입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전략물자관리원의 확인서가 있으면 전과 다름없는 수입 및 결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란 측의 보복조치에 대해서도 “이란 측이 원유 공급을 중단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일반상품도 전략물자나 이중 용도 품목이 아니면 전략물자관리원의 확인을 거쳐 정상 교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원유 수급 걱정을 덜게 된 정유업계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내 정유사는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 2곳. SK에너지는 전체 원유 수입량의 10%인 하루 8만 배럴을, 현대오일뱅크는 20%인 하루 7만 배럴을 들여오고 있다.
지경부는 “조선 부문 역시 이리슬(IRISL)사 등이 금융제재 대상자로 분류돼 신규 수주가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미 수주한 선박의 인도와 관련한 자금 결제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다.
지경부는 “특히 멜라트 은행을 통한 자금 결제는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원화계좌를 통한 대금결제 방안을 놓고 양자 간 실무협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경부는 이란 측이 한국 상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이나 상품광고 금지 같은 보복조치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만약 이란이 원유수출 중단 등 예상을 뛰어넘는, 강도 높은 보복을 본격화할 경우 국내 산업계 전반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