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차질-몰입 힘들어 작품 완성도 떨어져… “고충많아 앞으로는 겹치기 출연 않을 것”
송 씨는 “드라마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뮤지컬 연습을 시작해 체력적으로 부담이 많이 된다. 드라마에서 동성애자 역할을 하면서 한편으론 베르테르에 몰입해야 해서 어려움이 많다”고 고백했다. 박 씨는 “(캐릭터 사이에) 정서적인 충돌이 생겨 너무나도 힘들다. 빨리 ‘풀포러브’를 마치고 나서 연극 연습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타급 배우들의 겹치기 출연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배우가 문제점을 인정하고 고충을 토로한 것은 이례적이다. 박 씨는 2008년 뮤지컬 ‘햄릿’과 드라마 ‘바람의 나라’에 겹치기 출연하며 발생했던 공연 사고 일화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정말 있으면 안 되는 일인데, 드라마 촬영 때문에 주말 공연을 두 번 펑크 낸 적이 있다. 드라마 제작진에게 사정을 설명하면 ‘공연이 오후 8시면 7시까지 극장에 가면 되지 않느냐’는 답변이 돌아온다. 공연 사정을 모르고 하는 소리여서 답답했다. 앞으로는 드라마 촬영과 공연을 병행하지 않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송 씨와 박 씨는 겹치기 출연의 고충을 밝혔지만 연습에 차질을 빚으면서도 출연을 감행한 이유에 대해선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평소 좋아했던 공연이고, 꼭 해보고 싶었다”는 정도였다. 뮤지컬 제작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두 사람은 출연 제의를 흔쾌히 수락했다”고 말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8월 중순부터 연습을 시작했고, 10월 22일 막이 오른다. 다른 작품과 연습을 병행할 경우 연습에 집중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관객에게 최상의 무대를 선사하기도 그만큼 어렵다.
공연 연습에 임하는 배우의 자세에 대해서는 8월 5일 연극 ‘드라이빙 미스데이지’의 제작발표회 일화가 생각난다. 당시 배우 손숙 씨는 함께 출연하는 신구 씨에 대해 “신구 선생님을 보고 많이 놀랐다. 일주일 만에 대본을 다 외우고 디테일한 연습을 하고 있더라. 연습 중에도 다른 섭외 전화가 많이 왔지만 모두 고사하더라”고 말했다. 신 씨는 동료 배우의 칭찬에 부끄러워하면서도 “프로(배우)는 공연을 하겠다고 약속하면 연습이 시작되기 전에 대본을 다 외우는 것은 기본이다. 실제 연습에 들어가서는 연출자와 상의하면서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우들이 귀 기울일 만한 얘기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