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반응 주목… 이란측 “밝힐 것 없다”
정부는 8일 당국의 사전 허가나 신고 없이 이란과 1만 유로(약 1500만 원) 이상 금융거래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에 영업정지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영업정지 기간은 2개월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날 외교통상부와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금융 △무역 △운송·여행 △에너지 등 4개 분야에 걸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929호의 이행을 골자로 하는 독자적인 이란 제재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안보리 결의에 따라 이미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기관 40개와 개인 1명 이외에 이란혁명수비대(IRGC), 이란국영해운회사, 멜라트은행 등 기관 102개와 개인 24명을 추가 금융제재 대상으로 지정해 한국은행의 허가 없이 이들과 외국환을 주고받는 것을 금지했다. 개인 중에는 IRGC의 총사령관과 육군사령관, 해군사령관 등 군 수뇌부와 멜라트은행장, 전직 에너지장관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이란 기관과의 거래에 대해서도 4만 유로(약 6000만 원) 이상이면 정부 당국의 사전허가를 받도록 하고, 1만∼4만 유로의 거래는 사전신고를 하도록 했다. 다만 국내 기업과 이란 간의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거래는 지속하도록 국내 은행에 이란 중앙은행 명의의 원화 결제 계좌를 설치할 계획이다.
정부의 제재 방안은 미국의 이란 제재 요청에 협조한 유럽연합(EU) 일본 등 다른 국가보다 수위가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정부 대표단이 지난달 25∼27일 미국을 방문해 이란 제재와 관련한 정부의 구상을 밝혔을 때 미국은 그리 만족스러운 태도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이란대사관 관계자는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분간 (이 문제와 관련해) 대사관 측에서 내놓을 것이 없다”며 “일정 시점이 지나 공식 입장 표명을 할지도 현재로선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