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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50억… 73억… 울주군 ‘호화 면사무소’ 논란

입력 | 2010-09-09 03:00:00

인구 1900명 면지역 청사가 6만명 사는 읍사무소 규모와 비슷

5곳 신축… 체육시설 이어 과잉투자 지적 일어
울주군 “화장장 유치 등 보상차원… 복지시설 감안”




지난해 2월 73억 원을 들여 지은 울산 울주군 서생면사무소. 사진 제공 울주군

울산 울주군이 면사무소를 잇달아 신축하고 있다. 면사무소가 신축되는 지역은 모두 인구 1만 명 미만. 청사 건립비는 최소 50억 원에 이른다. 특히 울주군에는 현재 12개 읍면 가운데 10곳에 체육시설이 마련됐거나 건립 중이다. 이 때문에 “지나친 시설투자 및 관리가 재정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8일 울주군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2013년까지 신축하는 면사무소는 모두 5곳. 서생면사무소(인구 7600여 명)는 지난해 2월 서생면 신암리 일원 9386m²(약 2840평)에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됐다. 용지매입비 18억 원을 포함해 73억5000만 원이 들었다. 신축 비용은 서생면 신고리원자력발전소 건립에 따른 원전 지원금으로 충당했다. 웅촌면사무소(8700여 명)도 곡천리 일원 6920m²(약 2090평)에 60억5800만 원을 들여 다음 달 완공된다. 두서면사무소(3400여 명)는 2013년 인보리 일원 8760m²(약 2650평)에 52억 원을 들여 착공할 예정이다. 인접한 두동면사무소(3900여 명)도 신축 예정이다.

삼동면사무소(1900여 명)도 다음 달 삼동면 하잠리 일원 8494m²(약 2500평)에 3층 규모로 완공된다. 청사 건립비는 49억5000만 원. 이 면사무소는 주민들이 울산시 종합장사시설(하늘공원)을 자발적으로 유치한 대가로 짓는 것으로 20여 개 인센티브(총 사업비 4723억 원) 가운데 하나다. 지역 발전을 위해 ‘기피시설’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유치한 모범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본보 8월 13일자 A1면 참조 화장장 받고 4723억 받다

다음 달 완공 예정인 울산 울주군 웅촌면사무소.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그러나 일각에서는 “인구에 비해 면사무소를 너무 크게 짓기보다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이 지역 발전에 더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인구 6만2000여 명인 범서읍사무소 용지는 7810m²(약 2360평)로 인구가 훨씬 적은 삼동면과 비슷하다.

이와 함께 울주군에는 현재 체육시설 5곳이 완공됐다. 앞으로 5곳에 추가로 건설된다. 서생면 진하리에는 원전지원금 212억 원을 들여 천연잔디구장을 갖춘 ‘간절곶 스포츠파크’를 2007년 4월 완공했다. 간절곶 스포츠파크에서 약 3km 떨어진 서생면 신암리에도 원전 지원금 105억 원으로 인조잔디 축구장 등을 갖춘 서생종합복지센터를 2004년 12월 개장했다.

두서면 서하리에도 2007년 3월 화랑체육공원이 문을 열었다. 울주군은 2013년까지 삼남면 일원에도 울주종합운동장을 짓는 등 체육시설 5개를 더 건설할 예정이다.

울주군은 체육시설 등을 관리하기 위해 2008년 9월 시설관리공단을 출범시켰으나 매년 100억 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체육시설 공급 과잉’으로 시설관리공단 직원이 당초 80여 명에서 출범 2년 만에 120여 명으로 늘었다. 울주군 관계자는 “신축 면사무소와 체육시설은 장사시설과 원자력발전소, 댐 건설 등에 따른 주민 보상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주민 복지시설을 감안해 크게 지었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