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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커버스토리] 믹키유천 “민영이보단 제가 예쁘죠”

입력 | 2010-09-09 11:54:46

KBS2 '성균관 스캔들'로 연기 데뷔한 믹키유천● 엇갈리는 연기력 평가, 앞으로 더 노력할 것● 뺨 맞기, 생선 세례…연기자 신고식 호되지만 재밌어● 드라마 후반부로 갈수록 선준이 속에 내 모습 담을 것● 영웅재중, 시아준수와 음반 작업 중, "아이돌보다는 음악 하고파"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서 이선준 역을 맡은 박유천. 사진제공 와이트리미디어. +사진 더 보기"여기 좀 보세요. 이마하고 얼굴 톤이 다르죠? 상투 틀고 망건 두르고 드라마 찍으면서 생긴 훈장이에요."

'우유빛깔'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가수였다. 솜털같이 보송보송한 피부에 화사하게 웃으며 '하루만 네 방에 침대가 되고 싶어'를 외치니 여심이 녹아내렸다. 그런 그가 구릿빛 남자가 됐다. 거기까진 좋은데 발레슈즈 비슷한 신발을 신고 "구두보다 고무신이 편해서" 평소에도 이런 신발을 신는단다. 스키니진을 입어도 자연스레 뒷짐을 지고 걷는다니. 기억 속의 믹키유천(24)이 아니다.

성균관 유생들이 연애하는 얘기를 담은 KBS2 '성균관 스캔들'(이하 성스)에서 양반집 자제 이선준 역을 맡고 나서부터다. 아, 이름도 바꿨다. 믹키유천이 아니라 본명 박유천으로. 전라북도 전주와 경기도 화성을 오가며 촬영하다 7일 광고 촬영 차 "오랜만에 서울에 왔다"는 그를 만났다.



전주 화성 등 지방촬영지만 다니다 오랜만에 서울에 왔다는 박유천. 야외에서 진행된 사진 촬영에 얼굴에서 땀이 줄줄 흘렀지만 "한복 입고 드라마 찍는 것 보다 훨씬 시원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사진 더 보기


▶"연기력 논란? 앞으로 더 잘해야죠"

-'상경'한 느낌이 어때요?
"정말 오랜만에 왔어요. 어제 올라왔는데 영웅재중 시아준수와 술도 한잔 했어요. 시간은 없는데 그 분위기가 그리웠거든요. '성균관 스캔들' 본방송 보면서 모니터도 했고요."

-'잘금 4인방'의 리더인데 피부 관리 해야죠, 술은….
"(두 손으로 얼굴가리며) 아, 정말 조금 마셨어요. 하하하."

양반집 자제 이선준은 명석한 두뇌와 수려한 외모를 갖춘 '완벽남'. 원칙만을 강조하며 주변의 미움을 사기도 한다. '남장여자' 김윤희 '능글남' 구용하(송중기) '짐승남' 문재신(유아인)과 함께 '잘금 4인방'으로 불린다.

-출연한 드라마를 본 소감은?
"1회 봤을 때는 평가할 여유도 없었어요. 긴장해서 어떻게 봤는지도 기억 안나요. 다시 보니 아쉬운 부분들이 보이더라고요. 무대에 선 모습만 보다 드라마 속 저를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요."

-연기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어요.
"처음 치고는 연기가 안정돼있다고 칭찬하는 분도 계시고, 발성이나 대사 처리가 거슬린다는 분들도 계세요. 저도 다 알고 있어요. 촬영하면서는 몰랐는데 방송을 보니 '내가 저렇게 했었나' 싶을 정도로 아쉬운 부분도 있어요. 대사 흔들림도 심하고 어미 처리도 그렇고…. 반대로 어떤 장면은 내가 봐도 괜찮았다 싶은 것도 있고요. 앞으로 더 잘해야죠."

-원작 소설과 캐릭터가 많이 달라졌죠?
"소설 속 선준은 부드러워요. 드라마 속 선준이도 원칙주의자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부드러워질 거예요. 앞으로는 표현하는 법을 몰라서 제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선준이의 모습이 자주 나올 것 같아요."

'성스'의 원작은 2007년 출간된 정은궐 작가의 베스트셀러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이다.

-김원석 PD가 '야한 로맨스 드라마'라고 표현했어요.
"으하하하. 원작 소설은 야한데 드라마는 야하기보다는 야릇한 느낌은 많을 것 같아요."

-상반신 노출신에서 동료 배우들이 '밋밋한 몸매'라고 공격하는 걸 봤어요.
"운동은 좋아해요. 헬스를 안 하는 거죠. 그동안 워낙 슬림한 이미지를 추구했기 때문에…. 소속사에서 반대하기도 했었어요. 동방신기 멤버들이 모두 근육 강화할 때도 전 예외였어요."

-이선준과 실제 유천 씨는 비슷한 점이 있나요?
"꽤 있어요. 슬픔을 간직한 것도 그렇고 원칙주의자다보니 왕따 아닌 왕따가 되잖아요. 그걸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하지만 그래서 더 외로울 것 같아요. 제가 외로움을 잘 타서 그런지 그런 부분을 더 잘 표현하고 싶어요. 후반부로 가면 선준이가 부드러워지는데 그 땐 조금 더 저와 비슷해 질 거예요."

그는 1, 2회의 선준이는 100% 선준이지만 3, 4회에는 30% 정도 본인을 반영했다고 했다. 4회 방송에서 술에 잔뜩 취해 코 골고 입 벌리고 잠든 장면은 애드립이었다. 대본에는 '그림처럼 멋지게 잠들어 있는 선준'이었는데 카메라 앞에서 완전히 취한 척 망가져봤다고.

-원칙주의자 선준이가 답답할 때도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봐도 좀 얄미울 정도로 원칙을 고집할 때가 있죠. 지금은 드라마 초반이라 더 심한데 극이 진행될수록 풀어질 거예요. 누구나 자기만의 신념이나 원칙이 있지 않나요. 선준이는 그걸 잘 표현하는 것이고 저는 그렇게 표현하지 않는 것뿐이죠. 저에게 원칙이 하나 있다면 배려예요. 사람 챙기는 데는 좀 예민한 것 같아요. 챙기려는 마음은 많은데 잘하고 있는 것 같진 않네요."

-요즘 누리꾼들 사이에선 선준 용하 재신 팬들이 갈리고 있어요. 그만큼 각자의 매력이 다른데 유천 씨가 여자라면 셋 중 누구한테 끌릴 것 같아요?
"재신이요. 선준이는 거부감이 느껴질 것 같아요. 너무 갇혀 있잖아요."

-'잘금 4인방' 미모 순위를 매겨볼까요?
"멋진 순위 말고 예쁜 순위요?"

당황한 듯 토끼눈이 됐다. 그것도 잠시, 개구쟁이처럼 웃더니 바로 순위를 매겼다. "민영인 여자인데… 그래도 제가 좀 더 예쁘죠. 제가 1등 할게요. 민영이 2등 중기 형 3등 아인이 꼴찌."

꼴찌 굴욕을 안겨준 유아인에게 미안했던지 "멋진 걸로 치면 아인이가 단연 1등"이라고 재빨리 덧붙였다. "드라마 끝나면 아인이 인기가 가장 많을 것 같아요. 터프하지만 때론 귀엽고 진짜 매력 있어요. 선준이도 멋지지만 남의 떡이라서 더 커보이는 건가?"

-박민영과의 호흡은 어때요?
"잘 맞는 것 같아요. 도움도 많이 받고요. 사실 모든 배우분들께 감사해요. 제 단독샷이어서 카메라에 잡히지 않을 때도 항상 앞에서 리액션을 해주세요. 그래서 감정몰입이 더 잘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 촬영이 더 바빠지면 피곤해서 그렇게 못 해주시겠지만 저 혼자서도 잘 해야겠죠."

-선준이는 '남장여자' 윤희와 사랑에 빠지게 될 텐데요.
"아직 그 부분까지 촬영하지 않아서 생각만 많이 하고 있어요. 처음엔 내가 남자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니 오글거려서 미치겠더라고요. 하지만 순서를 바꿔서 생각해봤어요. 남자를 좋아하는게 아니라 좋아하게 됐는데 남자인 거죠. 그랬더니 조금은 자연스러워졌어요."

-유천 씨 이상형이 까다롭기로 소문났던데…. 민영 씨가 실제 이상형과도 가깝나요?
"아뇨. 민영이는 웃음소리도 호탕하고 털털해요. 저는 수수하고 단아한 여자가 좋은걸요."

박유천이 꼽은 이상형은 배우 김태희. 그는 "한 연예 정보 프로그램에서 김태희 선배님이 '성스' 제작보고회를 보고 저에게 관심이 갔다고 말한 것을 봤다"며 "정말 설레고 감사하다. (김태희 주연의) 영화 '그랑프리'를 꼭 보러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희와 키스신도 있겠죠?
"아직까진 없는데 만약 있다면 어머님들까지도 설레게 하는 예쁜 키스신을 찍고 싶어요. 아'아이리스'에서 이병헌 김태희 선배님이 같이 자고 아침에 눈 뜨자마자 입 맞추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런 키스신 좋겠네요."

믹키유천 캐스팅 소식만으로 '성균관 스캔들'은 아시아 전역에서 관심을 모았다. 믹키유천을 보기 위해 국내외에서 몰려든 팬들. 사진제공 래몽래인


▶"붓 글씨요? 붓 처음 잡아봐 대역배우가 써요"

-1회에서 윤희한테 뺨을 두 대나 맞았어요. 생선도 뒤집어쓰고 오줌통에 빠질 뻔하고…. 연기자 신고식을 호되게 치르는 것 같은데요.
"소설 읽고 제가 고집해서 선준이를 맡았는데 진~짜 이런 고생은 예상하지 못했어요. 근데 앞으로 더 당해요. 그래도 다 괜찮았는데 제가 비위가 정말 약해요. 생선 뒤집어쓰는 장면에서는 어찌나 헛구역질이 나던지 계속 NG를 냈다니까요. 처음에는 생선 문어가 다 살아있었는데 날도 덥고 NG가 계속 나니 다 죽었어요. 죽으니 비린내는 더 심하고… OK사인 받자마자 달려가서 씻었어요."

얘기만 해도 비린내가 나는지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재밌다"며 생긋 웃는다.

-대역배우 쓸 때도 있나요?
"거의 없어요. 정말 위험한 장면만 쓰죠. 그리고 붓글씨 쓸 때요.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서 한자를 접해본 일이 거의 없어요. 그나마 일본에서 활동하면서 써보긴 했는데 또 다르잖아요. 붓 잡아본 것도 처음이에요."

-'한류스타' 믹키유천이 출연한다는 소식에 '성스'는 방영 전에 일본에 수출됐어요. 원작 소설은 일본 대만 베트남 중국에 판권이 팔렸고요. 국내용보다는 '아시아 드라마'란 느낌이 강한데요.
"주목받아서 좋은 만큼 부담도 커요. 첫 작품이다 보니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커요. 그동안 꾸준히 아시아에서 활동해온 게 드라마까지 이어지는구나 싶어서 기분도 좋았고요.

갑자기 생각났는지 인터뷰에 동행한 제작사 관계자에게 시청률을 묻는다.

"7.5% 정도 나왔어."(관계자)
"에이, 그럼 우리 반올림해서 8%라고 하자~."(박유천)

한 자릿수 시청률이 아쉬웠던지 실시간 시청률은 10%를 넘기도 했다고 자랑한다. 유료 시청률 분석 자료를 구독해서 보고 있다고. "그만큼 신경 쓰여요. 다행스러운 건 다들 재밌다고 하신다는 거예요. 휴게소만 가도 마주치는 분들이 재밌다고 하시거든요. 그런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르실 거예요."

-'동방신기'는 5명이 손끝 각도까지 맞추는 군무로 유명했어요. 그런 습관들이 연기에 도움이 되기도 하나요?
"무의식중에 나오는 것 같아요. 사실 손을 어떻게 올리느냐에 따라 전달되는 메시지가 다르잖아요. 아직 어색해 보일지는 몰라도 발동작 손동작 하나하나 신경 쓰고 있어요."

-격렬한 춤동작도 소화해서 그런지 '몸 연기'도 잘한다고 하던데요.
"으하하하. 걸려서 넘어지고 맞고 그럴 때 자연스럽다는 칭찬 들었어요. 연습한 적도 없는데 이상하게 잘 되더라고요."

불쑥 영웅재중이 나타나 옆 자리에 앉았다. 알고 보니 영웅재중 시아준수가 함께 광고를 찍는단다. 메이크업을 마친 영웅재중이 박유천을 살피러(?) 온 것. 내친김에 연기를 평가해달라고 했다.

"제가 보기엔 오글거리죠. 연기를 못한다는 말이 아니라 실제 유천이가 어떤 아이인지 알고 있으니까요. 미국에서 살다왔는데 성균관 유생이고, 선준이는 도덕적인데 유천이는…."(영웅재중)
"그렇게 말하면 인터뷰 다시 해야 하잖아."(박유천)

말은 짓궂어도 마음은 아닌 것 같았다.

"영웅재중은 제가 나온다고 DMB로라도 본방송을 챙겨 봐요. 시아준수도 방송이 끝나면 항상 전화로 잘 봤다고 응원해 주고요. 시청률이 낮아서 안타까웠을 때도 두 사람이 재밌었다 잘했다 해줘서 힘이 났어요."

▶"곱창에 술 한 잔하며 다시 만나요"

2004년 '동방신기'로 데뷔한 믹키유천, 영웅재중, 시아준수는 지난해 소속사였던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드라마가 끝나면 세 사람은 그룹 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아이돌 그만 하고 음악을 하고 싶어요. 작곡도 더 많이 하고 음반에 제 의견도 더 많이 내고요. 사실 아이돌 가수는 회사에서 기획하는 이미지가 있으니 자기가 원하는 색깔을 내는데 한계가 있어요. 또 수영도 하고 몸도 좀 만들려고요. 상반신 노출하면서 지적많이 당했잖아요."

인터뷰가 마무리되며 자연스럽게 수다 분위기로 바뀌었다.

"사실 저 이런 카페 잘 오지 않아요. 술 마시면서 이야기하면 더 좋았을텐데…."(박유천)
"음반 나오면 세 사람 취중인터뷰 할까요?"(기자)
"좋죠. 곱창에 술 한 잔 하면서 해요. 진짜 해보고 싶었어요."(박유천)

확답은 기자가 받고 싶은데 약속해야 한다며 손가락까지 내민다. 새끼손가락 걸고 엄지손가락 도장까지 찍고 나니 환히 웃는다. 매니저도 OK!

인터뷰 내내 그는 "선준이는 드라마 후반부로 갈수록 풀어진다"고 했다. 그만큼 그도 풀어지고 싶은 걸까. 취중인터뷰에선 얼마나 풀어질지 궁금해졌다.

김아연 기자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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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박유천 “동방신기 상처 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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