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9월 9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요트에 돛을 달고 푸른 바다를 가로지르는 장면, 한 번 쯤 상상해 보셨을 텐데요. 그런 상상을 실제 행동으로 옮긴 사람들이 있습니다.
(구가인 앵커) 목조 선박을 직접 만들기 위해 안정된 직장까지 그만두고 새 인생을 시작한 사람들인데요. 영상뉴스팀 신광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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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산골에 자리 잡은 나무 보트 작업장에서 망치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현장음)
"여기쯤에서 시작해 여기서 (1피트?) 네 1피트쯤에서 시작하되"
배안에 있는 금속이 바닷물에 닿지 않도록 뱃전 구멍을 막는 마감작업을 하는 한편
다른 쪽에선 나무 먼지 속에서 방독면을 쓰고 사포질을 합니다.
(인터뷰) 최윤희 / 올리버 선박학교 학생
"카약의 표면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서 사포질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이 사포작업과 칠 작업을 번갈아서 7번 정도 해주는 겁니다."
이 학교 강사 최준영 씨가 선박에 들어갈 부품을 하나하나 꺼내들고 학생들에게 용도를 설명합니다.
(현장음)
"오토로 해놓으면 2분 30초에 한 번 씩 물이 찼는지 감지를 하고 찼을 경우 자동으로 펌핑을 하는 거죠."
(스탠드업) 신광영 기자 / 동아일보 영상뉴스팀
"배를 만드는 작업장 옆에는 선박 제작의 이론을 배울 수 있는 강의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우 요트나 카약 등 해양스포츠의 역사가 짧아 한글로 된 강의 자료는 거의 없는 상황.
삼성그룹 디자이너로 시작해 삼성의 디자인 스쿨 교수였던 최 씨는 지난 2005년 정부가 선정한 '차세대 디자인 리더'에 선발돼 미국에서 배 만드는 기술을 공부했습니다.
유학을 한 뒤 안정된 직장으로 돌아갈 수도 있었지만 최 씨는 목조 선박에 대한 오랜 열망을 이기지 못하고 선박학교를 차렸습니다.
(인터뷰) 최준영 / 올리버 선박학교 교사
"'Someday will never come'이란 말도 있듯이 자기가 용기를 가지고 변화를 갖지 않으면 그 '언젠가'는 사실 오지 않습니다."
최 씨의 제자들도 반도체 회사 엔지니어나 호텔 요리사 등 번듯한 직장을 그만두고 목조 선박에서 인생의 새 길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최윤희 / 올리버 선박학교 학생
"호주에 어학연수로 머물게 됐는데 자연스럽게 요트나 마리나, 요트제작소를 보면서 전부터 갖고 있었던 바다에 대한 동경이 강렬하게 저를 이끌더라고요."
학생들이 교육과정을 통해 만든 생애 첫 나무 보트가 곧 완성을 앞두고 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면서 생활비 압박에 시달리고, 여름 내내 나무 먼지를 마셔가며 구슬땀을 흘렸지만 학생들은 후회보단 보람이 훨씬 크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박원진 / 올리버 선박학교 학생
"이 배가 처음 바다로 나가는 날 고생한 아내와 함께 배 위에서 와인 한 잔 하면서 고생한 것에 대한 축배를 들고 싶습니다."
동아일보 신광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