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학교 교비와 국고보조금 78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민주당 강성종 의원이 그제 구속됐습니다. 현역 의원이 국회 회기 중에 체포동의안이 가결돼 구속된 것은 무려 1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국회의원은 현행범이 아니면 회기 중에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을 특권이 있습니다. 입법 활동을 원활하게 하도록 하기 위해서지요. 하지만 이 특권은 의원들이 동료 의원의 범죄를 비호하는 수단으로 악용돼 왔습니다. 국회는 비리 의원을 보호하기 위해 회기가 끝난 뒤 '방탄국회'라는 비난을 들어가면서 임시국회를 소집하는 무리수를 써왔습니다.
의원들의 특권의식과 집단이기주의가 '15년 만의 현역 의원 회기 중 체포 구속'이란 기록을 세운 겁니다. 회기 중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이 정말 필요한 제도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국회의원들의 특권의식과 집단이기주의는 정말 못 말립니다. 여야는 지난 4월 국회 행정체제개편특위에서 폐지하기로 합의했던 구의회를 다시 살리려고 합니다. 민주당은 적극적이고 한나라당은 겉으로만 반대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박희태 국회의장이 의원 세비 인상을 거론했으니 반발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박 의장은 "국회의원 세비가 13년간 동결됐다. 원상회복시킬 때가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1998년 6820만 원이었던 연간 세비는 현재 1억1300만 원으로 66%나 올랐는데 무슨 근거로 13년 동안 동결됐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국회의원 한 명에게 세비 이외에 들어가는 직접비용만 1년에 5억 원이 넘습니다. 게다가 전직 국회의원은 65세가 넘으면 매달 120만 원을 평생 받도록 하는 법까지 국회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과연 우리나라 의원들이 밥값을 하고 있다고 국민은 생각할까요?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