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사랑나눔 도움으로 가나 출신 아내와 같이 안식 예정
가나공화국 출신 아내와 사별한 뒤 어렵게 '흑진주 삼 남매'를 키우다 부산에서 투신해 사망한 40대 한국인 아버지가 결국 아내의 곁에 눕게 됐다.
이주노동자 지원단체인 ㈔지구촌사랑나눔은 지난 8일 부산 태종대에서 스스로 몸을 던져 숨진 황모 씨(40)의 분골이 9일 오후 8시경 사랑나눔 본관이 운영하는 납골당인 '안식의 집'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양어선 선원이었던 황씨는 1997년 가나에서 로즈몬드 사키 씨를 만나 결혼해 이듬해 한국으로 돌아와 삼 남매를 낳고 살았다.
황씨는 미처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아내의 장례를 치르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장례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사키 씨 본국의 가족 동의를 받아야 했지만 오래전에 연락이 끊겨 가나공화국이 동의서를 발급해주지 않은 것. 이에 따라 아내의 주검이 병원 냉동고에 보름 넘게 방치됐었다.
황씨는 대사관에서 항의시위를 벌였고, 어렵게 동의서를 받아 장례를 치른 뒤 아내의 분골을 지구촌사랑나눔의 안식의 집에 안치했다.
아내가 세상을 떠났을 당시 첫째인 도담 양은 10살, 둘째 용연 군은 9살, 셋째 성연 군은 8살이었다.
특히 엄마의 검은 피부색과 곱슬머리를 빼닮은 삼 남매가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한 공중파 TV의 휴먼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은 황씨가 흑진주 삼남매와 살아가는 모습을 다루기도 했다.
황씨는 결국 지난 8일 낮 12시24분경 부산 영도구 동상동 자갈마당 인근 절벽에서 몸을 던졌다. 투신장소 주변에 황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신발과 소주 1병이 발견됐다.
다문화 가정 자녀를 위한 '국제다문화학교'의 설립을 추진하는 지구촌사랑나눔은 이들 삼 남매를 돌보기로 하고 자세한 사항은 황씨 유가족과 상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인터넷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