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량 줄인 보급형 ‘명가 DNA’는 그대로
가격은 낮아졌지만 차의 외관은 중후하고 묵직한 렉스턴의 ‘DNA’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전면부에 은색으로 된 크롬 도금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했고, 18인치 대형 휠에도 금속 느낌의 ‘하이퍼 실버’ 공법을 적용한 것이 기존 모델과 다른 점이다.
줄어든 엔진 배기량이 주행 성능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제원표에 나와 있는 엔진 성능은 최고 출력 148마력에 최대 토크 33.7kg·m다. 나쁜 편은 아니지만 좋다고도 할 수 없다. 시동을 걸면 저속에서는 경유차 특유의 소리가 난다. 세단처럼 조용하지는 않지만 귀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바로 반응하지 않고 약간 뜸을 들인 뒤에 움직이는 느낌이 났다.
새롭게 나온 신차답게 전방 장애물 감지 시스템, 에코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 하이패스 시스템(ETCS), 운전자세 메모리 시스템 등 다양한 편의 장치가 기본품목으로 있다. 하지만 가장 많이 사용하는 편의 장치인 후방카메라가 없는 것은 아쉽다. 다른 회사에서는 렉스턴의 하위 모델도 이런 편의 장치가 기본품목이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RX4는 ‘SUV 명가(名家)’인 쌍용차의 기술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몇 년 사이 악재가 겹치면서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긴 했지만 이런 기술력 때문에 쌍용차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을 때 여러 기업이 관심을 보인 게 아닌가 싶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