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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동서남북/‘반쪽’ 개통 후 방치된 도로… 주민들만 속탄다

입력 | 2010-09-10 03:00:00


울산 북구 매곡동에는 현재 아파트 2600여 채가 건립되고 있다. 올해 말 입주 예정인 이 아파트 옆으로는 왕복 8차로인 오토밸리로(路)가 있다. 하지만 이 도로는 전체 구간 가운데 절반가량이 개통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아파트 입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진입로는 기존 왕복 2차로 하나뿐. 입주가 시작되면 교통대란이 불을 보듯 뻔하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다.

오토밸리로가 착공된 것은 2000년.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에 원활하게 부품을 수송하고, 신규 아파트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다. 전체 구간은 북구 중산동 약수나들목∼북구 양정동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출고사무실 12.46km. 이 가운데 현대차 출고사무실∼연암나들목 1공구(길이 2.5km)는 2005년 12월, 농소2나들목∼약수나들목 3공구(3km)는 2007년 6월 각각 완공됐다. 하지만 도로 중간 부분인 2공구(연암나들목∼농소2나들목 7km)는 개설되지 않았다. 당연히 1400여억 원을 들인 1, 3공구도 도로 기능을 못하고 있다.

2공구도 구간별로 제각각이다. 연암나들목∼송정지구 1.5km는 울산시가 360억 원을 들여 내년 8월 완공을 위해 공사 중이다. 하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379억 원을 들여 개설하기로 한 송정지구∼송정나들목 1.5km는 사업비 부족으로, 송정나들목∼농소2나들목 4km는 울산시가 요구한 사업비(1034억 원)를 정부가 배정해주지 않아 착공하지 못하고 있다.

오토밸리로가 ‘반쪽’으로 방치되자 화가 난 주민들이 나섰다. 이잠수 씨(65) 등 주민들과 김진영 울산시의원 등이 오토밸리로 조기 개설을 촉구하는 주민 청원을 시작한 것. 이달 말까지 북구 전체 유권자(11만 명)의 45%인 5만 명의 서명을 받아 울산시와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한 주민은 “꼭 필요한 도로도 개설을 촉구하는 서명을 할 정도라면 세금 낼 마음이 생기겠는가”라고 푸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