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평균수명이 82세를 넘고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23% 안팎인 세계 1위의 장수(長壽) 국가다.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의 흐름 속에서 가족이나 사회의 유대(紐帶), 인연, 정(情) 등을 의미하는 ‘기즈나(絆)’의 붕괴가 무연사회를 가속화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자녀의 경제능력이 취약한 가정에서 부모의 노인연금을 노려 ‘차마 하지 못할 일’을 저지른 사례도 속속 드러났다. 장수 국가의 그늘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한국은 일본에서 벌어지는 사태가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2000년 65세 이상 노인비율이 7% 이상인 고령화사회로 진입했다. 2018년에는 이 비율이 14% 이상인 고령사회, 2026년에는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1970년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3.1%로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인도네시아와 함께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 11.0%로 높아진 데 이어 2030년에는 24.3%로 일본 독일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4위의 ‘늙은 국가’가 될 것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예측한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