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대부분의 자산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독 서울 강남권의 중소형 건물은 나홀로 강세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ERA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 성남시 분당지역에 소재한 총면적 990m² 이상 빌딩 중 올해 상반기 거래된 빌딩은 총 50건이다. 이 중 서울 강남지역의 거래건수가 35건으로 전체 거래의 70%를 차지했다. 중소형 건물의 공실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매매가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소형 건물의 가격 상승은 30억∼80억 원대 중소형 빌딩의 개인 수요층이 두껍게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시중의 유동자금을 흡수할 만한 투자대상이 없어 자산가들은 중장기 관점에서 건물에 투자하고 있다. 또 개인 자산가들의 강남 선호현상이 강하고 이 지역의 건물을 안전자산으로 인식하는 것도 수요 증가의 배경이다. 지방은 주택경기뿐만 아니라 상업용 부동산시장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해 지방 자산가들의 부동산 투자수요도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중에서도 서울지역 소재 건물에 대한 수요가 많다. 마지막으로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관련 규제를 받지 않아 반사효과도 작용했다.
건물 투자에 성공하려면 중장기 임대시장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공실이 크게 늘어나면서 오피스시장은 불안한 형국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지역은 향후 2016년까지 약 650만 m²의 오피스 공급이 예정돼 있어 오피스시장의 미래는 어두운 상황이다. 특히 대형 오피스 공급이 본격화되면 임대 선호도가 낮은 중소형 건물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내심을 가지고 핵심지역의 물건을 선별해야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 hinamso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