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S와 핑클 시절부터 라이벌로 여겨졌던 최성희와 옥주현은 뮤지컬 무대에서 운명적으로 재회했다. 두 사람은 라이벌이라기보다는 ‘절친’이자 ‘동료’이며, 평생 같은 길을 가야 할 ‘동반자’와 같은 관계이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에스메랄다’를 연기하는 최성희(왼쪽)와 ‘몬테크리스토’에서 ‘메르세데스’를 맡아 노래하고 있는 옥주현.
■ 닮은 듯 다른 선의의 라이벌
작년 페기소여 역 주현, 잘해라 응원
최성희 “제 철벅지 가장 부러워해요”
‘바다’ 최성희와 옥주현은 S.E.S와 핑클 시절부터 자주 비교가 되어 왔다. 두 그룹의 멤버 중 가창력이 가장 뛰어났던 두 사람은 각각 S.E.S와 핑클에서 리드 보컬을 맡았다. 1980년생으로 나이도 같다. 비슷한 시기에 솔로로 독립했고, 현재 가수와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도 닮았다.
“그러지 않아도 (옥)주현이가 부담스러워 할까봐 ‘나 어떻게 하지?’했더니 ‘그렇다고 우리가 그걸 안 하냐’며 상관없다고 하더라고요. 열심히 해야죠. 일부러 주현이보다 못할 것도 없고, 그렇다고 능력에 한계가 있는데 억지로 더 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녀가 2003년 ‘페퍼민트’를 하고 있는데 옥주현이 불쑥 찾아 왔다.
“‘나도 뮤지컬 한 번 해볼까’하더라고요. 노래야 원래 잘 하는 거고, 연기도 끼가 있으니까 할 것 같아서 ‘해봐라’했죠. 근데 애가 (뮤지컬로) 와서 이렇게 잘 할 줄이야!”
최성희가 보는 옥주현과 자신의 장점은 어떤 것일까.
갑자기 최성희가 벌떡 일어서더니 자신의 허벅지를 가리켰다. ‘꿀벅지’를 넘은 ‘최성희표 철벅지’란다. 데뷔 이래 한 번도 쉬지 않고 운동으로 가꿔 온 결과이다.
“주현이가 다른 건 하나도 저를 안 부러워하는데 딱 하나 몸의 밸런스를 부러워해요. 그럴 때 마다 전 그러죠. ‘요가하는 늘씬이가 뭔 소리냐’고. 하하!”
최성희는 올해 처음으로 옥주현이 출연한 작품을 봤다. ‘몬테크리스토백작’에서 옥주현은 여주인공 ‘메르세데스’ 역을 맡았다. 옥주현이 “그 동안 네 작품 다 보러 갔는데, 너는 이럴 수 있냐. 이번에도 안 오면 알아서 해라”라고 엄포를 놨단다. 가서 박수를 치며 너무 너무 재밌게 봤다.
그나저나 왕년의 ‘요정 아이돌’ 출신끼리 한 작품에 더블 캐스팅되면 ‘대박’이 나지 않을까 싶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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