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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이야기’ 20선] ‘바다이야기’ 결산

입력 | 2010-09-13 03:00:00

바다 향한 도전은 현재진행형




바다는 지구 표면의 71%인 약 3억6100만 km²를 덮고 있으며 그 부피는 13억7000만 km³다. 지구에서 땅보다 훨씬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바다에 대해 우리가 아는 건 많지 않다. 전 세계 바다 중 95%는 아직 인간의 탐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미지로 가득한 바다를 사람들은 예부터 다양한 시선으로 관찰했다. 옛날 사람들은 바다를 바라보며 기기묘묘한 이야기를 만들어냈고 현대인들은 과학의 발달에 힘입어 바다의 비밀을 조금씩 캐내고 있다.

다각도로 바다를 다룬 책을 선별한 ‘2010 책 읽는 대한민국’의 네 번째 시리즈 ‘바다 이야기 20선’이 10일 끝났다. 바다의 생태계, 바다를 통한 문명 교류의 역사 등 다양한 소재의 책을 소개했다.

해양학자들은 바다의 비밀을 한 꺼풀씩 벗겨낼 때마다 그 결과를 책으로 엮어냈다. 해양생물학자 레이철 카슨은 ‘우리를 둘러싼 바다’에서 “대양의 표면이 하나로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도 분명히 구역이 나뉜다. 물의 온도, 함유된 성분에 따라 각각의 물에 사는 생물도 자연스럽게 나뉜다”고 설명했다.

‘바다의 맥박 조석 이야기’의 저자들은 조석(潮汐)의 원인과 현상을 쉽게 풀어썼다. 저자들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 승리도 조석을 전투에 잘 활용한 덕분이라며 대승에 이르기까지 바다의 움직임을 설명했다.

문명사의 관점에서 바다를 바라본 책도 여럿 소개했다.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문명과 바다’에서 해적선, 노예선 등 바다와 관련된 소재에 대한 상식의 이면을 파헤쳤다. 18세기의 해적이 영화에선 공포의 집단으로만 묘사되지만 실제로는 기성 사회와 궤를 달리해 나름의 새 질서를 형성했던 특수 공동체에 가까웠다는 설명이 이채롭다.

해양문화학자 주강현 박사의 ‘적도의 침묵’은 서구의 시각에 의해 왜곡되거나 무시됐던 태평양지역의 역사를 지역 사람들의 시각으로 살폈다.

문명교류사 연구가인 쓰루미 요시유키는 ‘해삼의 눈’에서 해삼 교역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문명의 교류를 고찰했다. 교류의 중심에는 중국이 있었다. 동아시아, 남아시아, 태평양의 숱한 나라와 지역에서 생산된 말린 해삼이 중국으로 유입됐고 일본은 중국에서 비단을 얻기 위해 해삼을 수출했다.

바다는 사실에서부터 허구에 이르기까지 숱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항해와 표류의 역사’는 유물, 지도 등을 곁들여 한반도를 둘러싼 항해와 표류의 역사를 꼼꼼하게 짚었다. ‘바다기담’은 바다에 관해 구전되는 이야기 80여 편을 묶은 설화집. 저자는 섬의 탄생 전설, 바다 생물과 사람의 인연 등 다양한 군상이 등장하는 바다 이야기를 모았다.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 민담에도 인어 이야기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밖에 기독교와 이슬람의 지중해 쟁탈전을 다룬 ‘바다의 제국들’, 심해 생물의 신비로운 모습을 담은 ‘흥미로운 심해 탐사 여행’, 전국 40개 등대를 답사하고 역사적 건축학적 관점에서 설명한 ‘등대’, 외나로도 비금도 증도 등 33개 섬의 독특한 역사와 풍경을 기록한 ‘바다에 취하고 사람에 취하는 섬 여행’ 등을 소개했다.

28일부터는 ‘정의(正義)에 관하여’를 주제로 ‘2010 책 읽는 대한민국’ 다섯 번째 시리즈를 진행한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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