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0억… 울산혁신도시 석유공사, 3830억… 광주·전남 혁신도시 한전
울산 혁신도시에 건립될 한국석유공사 신사옥 조감도. 2110억원을 들여 지상 23층 규모로 건립된다.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들이 지방의 혁신도시로 이전하기 위해 설계한 신청사의 층수다. 현 청사보다 갑절 이상 크게 짓는 공공기관도 있다. 이 때문에 용지 매입비를 포함한 건축비도 수천억 원에 이르러 ‘호화 청사’ 논란이 일고 있다.
○ “더 높고 넓게…”
광주·전남 공동 혁신도시로 이전할 한국전력공사는 14만9372m²(약 4만5229평)의 용지에 3830억 원을 들여 지상 41층(총면적 11만8655m²·약 3만5928평) 규모로 신청사를 지을 계획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현 청사(총면적 9만7156m²·약 2만9418평)보다 2만1499m²(약 6509평) 넓다. 부산 문현금융단지에 입주할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6개 공공기관은 63층 규모로 짓는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공동 입주한다. 경북 김천혁신도시로 이전할 한국전력기술은 38층 규모의 신청사를 설계하고 있다.
○ 정부 기준 초과
광주 전남 공동 혁신도시에 건립될 한국전력공사 신사옥 조감도. 총 3830억 원을 투자해 지상 41층 규모로 건립된다.
일부 기관의 신청사는 정부 기준을 초과했다. 석유공사가 국토해양부에 제출한 지방 이전 직원은 전체 임직원(1195명)의 66%인 785명. 따라서 신청사가 건립되면 편의시설을 포함한 직원 1인당 점용 면적이 84m²다. 한전도 1425명이 지방으로 옮겨 근무한다고 밝혀 신청사가 완공되면 직원 1인당 83m²를 차지하게 된다. 이는 1인당 사무실 면적을 7∼17m²로 정한 ‘정부 청사관리규정’을 훨씬 초과한 것이다.
한전은 “태양광과 지열(地熱), 자연환기 등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을 도입해 신청사를 짓기 때문에 현 청사보다 에너지 소비량을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며 호화 청사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석유공사도 “지방으로 옮길 직원들의 사기를 고려해 편의시설을 갖춰 설계했다”며 “편의시설은 주민에게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울산대 정책대학원 이달희 교수는 “자치단체의 호화청사 건립에 대한 비난이 잇따르는 가운데 대부분 많은 빚을 지고 있는 공공기관들이 지방 이전을 빌미로 수천억 원을 들여 호화 청사를 짓는 것은 ‘도덕적 해이’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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