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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1회용 지하철카드’ 회수 팔걷었다

입력 | 2010-09-17 03:00:00

하루 손실액 평균 187만원… 서울시 등 내달부터 캠페인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종이승차권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서울시와 인천시,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지난해 5월부터 재사용이 가능한 ‘1회용 교통카드’를 수도권 지하철에 도입했다. 그러나 1년 4개월이 지난 지금 카드가 완전히 회수되지 않아 하루 손실액만 180만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올 7월 한 달 동안 승객들로부터 돌려받지 못한 1회용 교통카드가 23만 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른 손실액은 5622만 원이었다. 1회용 교통카드로 인해 하루 평균 새나가는 금액만 약 187만 원인 셈이다. 승객들이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도 많다. 7월 한 달간 승객들이 못 받은 보증금은 총 1억1568만 원으로 하루 약 385만 원꼴이다. 1회용 교통카드 구입비용에는 보증금 500원이 들어 있어 승객들은 차비 외에 500원을 더 주고 산 후 카드를 반납하면 500원을 돌려받게 돼 있다. 1회용 교통카드 제도 도입 후 승객들이 돌려받지 못한 금액을 다 합치면 약 26억 원에 이른다.

보증금 500원을 돌려주지 않는다고 지하철 운영업체가 이득을 보는 것도 아니다. 카드를 돌려받지 못한 만큼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장당 제작비가 743원이 든다. 카드를 받으면 500원을 내주고 제작비 743원을 아끼지만 돌려받지 못하면 243원이 손해가 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인천메트로, 코레일 등 수도권 지하철을 운영하는 4개 공기업의 총손실액만 12억6000만 원에 이른다. 황인동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지능형교통시스템(ITS) 팀장은 “전체로 보면 미회수 카드는 2%대로 낮지만 매달 꾸준히 2%대를 유지하며 손실액이 발생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서울시와 인천시 등은 ‘카드 회수율 100%’를 목표로 다음 달부터 대대적인 캠페인 및 홍보 활동을 적극 펼칠 계획이다. 현재 포스터 부착, 안내표지판 설치 등을 통해 알리고 있지만 자율에 맡겨 왔다. 시는 1회용 교통카드 사용자 중 외국인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보고 외국인이 승차 게이트에 카드를 대면 500원 환급 받으라는 음성 안내를 영어로 내보내는 시스템을 다음 달까지 전 역사에 설치한다. 또 승객에게 보증금 500원에 대한 가치를 높이기 위해 환불 대신 불우한 이웃에 기부하도록 하는 ‘보증금 기부제도’도 검토하고 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