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황 美과학진흥協회장 ‘돈 안되는 연구’ 뒷전 우려
앨리스 황 미국과학진흥협회장은 “한국의 과학기술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외국 대학과의 공동연구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은 2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 연례학술대회에서 연설 중인 황 회장. 사진 제공 AAAS
앨리스 황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회장은 16일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서울대 법인화와 관련해 “한국에서 생명공학기술과 정보기술 등 과학기술이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연구 활동을 존중하는 전통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영리화를 목적으로 대학을 법인화하면 ‘돈 안 되는’ 연구는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다.
중국계 미국인인 황 회장은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생물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17일자에 실리는 ‘아시아에서 과학적 명성을 얻으려면(Achieving Scientific Eminence within Asia)’이라는 기고문에서 “기초연구를 확대하고, 대학 간 공동 연구를 추진하며 암기 위주의 교육 방식을 탈피해야 아시아의 과학기술이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황 회장은 한국에서 혁신적인 연구 결과가 나오려면 크게 두 가지를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선 고위 관료가 만드는 하향식 과학정책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문성이 떨어지고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황 회장은 “원로 과학자의 경험을 존중하는 등 과학계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돼야 하며 지나치게 성과 위주로 평가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공계 기피 현상은 미국 등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연구 활동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 마련과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