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 뽑는데 웬 수수료” 고객 불만… 귀여운 3D 동물캐릭터 쓰니 ‘제맛’
동물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해 3차원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IBK기업은행의 광고 ‘IBK 핸드폰 결제통장’편. 사진 제공 대홍기획
에피소드 또 하나, 장대비가 쏟아진다. 돈을 찾아야 한다. 바로 옆 건물에 은행이 있지만 주거래은행이 아니다. 갈등은 시작된다. ATM 수수료 1200원을 아낄 것인가 아니면 이 빗속을 뚫고 반 정거장을 걸어갈 것인가?
광고 기획은 이런 소비자의 불만을 찾는 데부터 시작했다. 고객들의 강한 불만을 한번에 해결해 줄 상품이 있다면, 잠재고객에게 전달해야 할 메시지는 아주 명확해진다. 바로 ‘은행 ATM 수수료 면제’. 잠재고객들이 일상에서 느꼈을 만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공감대를 극대화해 ‘은행 ATM 수수료’ 이슈가 은행을 선택하는 기준이 될 수 있도록 스캔들을 일으키겠다는 광고 전략이 구상됐다.
하지만 CF를 준비하면서 몇 가지 고민에 빠졌다. 고객의 불만을 너무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자칫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 또 대부분의 은행광고가 스타들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무엇으로 고객의 눈길을 좀 더 끌 수 있을까.
고객의 불만을 표현할 때 사람보다 귀여운 동물이라면 과장된 표현도 거부감 없이 표현될 것이라 생각했다. 기존 CF와 차별화하고, 전 연령대 시청자를 대상으로 자유롭게 표현하기 위해 동물 캐릭터를 활용한 3차원(3D) 애니메이션으로 새 CF를 제작하기로 했다.
‘IBK 핸드폰 결제통장’은 은행 ATM 수수료 아끼려고 500m를 더 가야 하는 거북이 모자의 고군분투기로 구성됐고, ‘IBK 급여통장’은 문 닫기 전에 은행에 가려고 ‘불여우’ 직장상사로부터 탈출을 감행하는 소시민 남편 ‘도마뱀’의 처절한 사투를 코믹하게 그렸다. 동물 애니메이션 캐릭터이기에 가능한 과장된 내용전개를 통해 은행 ATM 수수료에 대한 고객의 공감대를 끌어내려 했다.
이 CF에 대한 사전반응조사 때 한 광고 전문가의 반응은 “이 애니메이션 어디서 물 건너왔어?”였다. 토이스토리에 견주어도 손색없는 이번 3D 애니메이션 제작사는 순수토종 중소기업인 ‘투바엔터테인먼트’사다. 이번 광고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내년부터 EBS에서 방영될 ‘오아시스’의 캐릭터다. 투바엔터테인먼트는 미발표 신규 애니메이션 오아시스의 캐릭터를 IBK에 제공하고, IBK는 CF에 이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김의중 대홍기획 AE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