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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Golf]제주 골프장 주중엔 개점휴업… 탈출구는 中손님

입력 | 2010-09-18 03:00:00

中관광객 수 작년 일본인 첫 추월
中골프장과 회원교류 협약 맺고 현지인 채용-도우미 회화교육 나서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제주도 골프장들이 중국인 관광객 유치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제주 롯데스카이힐CC는 얼마 전부터 중국인 직원을 채용하고 클럽하우스 안내문을 중국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사진 제공 제주 롯데스카이힐CC

과당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최근 국내 골프장들이 겪고 있는 공통된 문제다. 내장객 수가 육지에 비해 떨어지는 제주도 골프장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09년 제주도 골프장의 홀당 내장객은 2581명으로 전국 평균(3881명)의 3분의 2가량에 불과하다.

현재 제주도에서 운영 중인 골프장은 29개. 인허가를 추진 중이거나 건설 중인 골프장을 합치면 35곳이 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 골프장은 주중에 손님이 없어 거의 개점휴업 상태다.

빈사 상태의 제주도 골프장들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 타깃은 바로 중국인 관광객들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일본인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급격한 경제 성장 속에 2007년부터 중국과 일본의 관광객 수가 비슷해지더니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중국인 관광객(25만8414명)이 일본인(18만3168명)을 넘어섰다. 더구나 중국인 관광객 중에는 ‘큰손’이 많아 제주도 골프장의 가장 큰 잠재 고객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중국인들의 발길을 잡기 위한 제주도 골프장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세계 100대 골프장으로 선정된 CJ 나인브릿지는 얼마 전 중국 상하이의 서산CC 및 베이징의 파인밸리CC와 회원교류 협약을 맺었다. 라온골프장도 올초 중국 부동산 투자자 155명을 초청해 체류형 휴양 리조트 프라이빗타운의 모델하우스와 공사 현장을 둘러보는 투어를 마련했다.

한발 더 나아가 제주도 골프장은 지난달 해외 마케팅 활성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본격적인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TF에는 롯데스카이힐CC를 비롯해 엘리시안, 나인브릿지, 캐슬렉스, 라온, 라헨느 등 제주를 대표하는 15개의 골프장이 참여하고 있다.

이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롯데스카이힐CC는 최근 중국 선양대를 나온 중국인을 직원으로 채용했다. 이 직원은 도우미들을 대상으로 중국어 회화 교육은 물론이고 중국인 고객 응대에도 나서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엔 70여 명의 중국 단체 관광객이 롯데스카이힐CC에서 라운드를 했는데 도우미들이 코스 설명 등을 중국어로 해 큰 호응을 얻었다. 롯데스카이힐CC는 또 단둥 우룽GC 및 황산의 쑹바이CC 등 중국의 유력 골프장들과 조만간 회원 교류를 위한 협약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 밖에 제주도 골프장은 중국의 유력 인사를 초청해 중국에 한국 골프장을 널리 알릴 계획도 세우고 있다. 제주도 역시 이 같은 계획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TF팀장을 자처한 이승훈 롯데스카이힐CC 대표는 “제주도는 고대 중국의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사자를 보냈던 곳으로 중국 귀빈들이 방문할 때마다 관련 자료가 있는 서복전시관을 찾는다”며 “이 같은 스토리를 잘 활용해 힘을 합쳐 유치 노력을 기울인다면 중국인 관광객들이 제주도 골프장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