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팔린차 12%가 하이브리드 …혼다, 숲 조성 어린이초대 인기친환경을 최고의 투자로 여겨
일본 도쿄에서 동북쪽으로 약 130km 떨어진 도치기 현 우쓰노미아 시에는 혼다가 운영하는 자동차 테마파크 ‘트윈링 모테기’가 있습니다. 축구장 면적의 약 700배인 640만 m² 규모의 트윈링 모테기에는 방문자들이 직접 레이싱을 즐길 수 있는 서킷과 혼다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컬렉션 홀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는 자동차 테마파크와는 관련이 없어 보이는 ‘헬로 우즈(Hello Woods·사진)’란 숲이 있습니다. 혼다는 1997년 ‘숲과 더불어 어린이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모토로 환경 관련 연구를 하고 어린이들에게 자연체험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이 숲을 조성했습니다. 사키노 류이치로 헬로 우즈 프로듀서는 “아이들이 나뭇가지로 야생동물의 은신처를 만드는 활동에 참여하는 등 어려서부터 환경에 대한 인식을 키워주려고 숲을 만들었다”고 소개했습니다.
혼다는 매년 전체 매출액의 5% 정도를 친환경 차량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등 친환경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차량 라인업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1999년 하이브리드 차량인 ‘인사이트’를 출시한 뒤 ‘시빅’ ‘CR-Z’ 등 하이브리드 모델을 잇달아 내놓았습니다. 다음 달에는 ‘피트 하이브리드’도 선보일 계획입니다.
이 밖에도 혼다는 2000년부터 오염물질 배출량 등 회사가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을 준수한 딜러를 ‘그린 딜러’로 선정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활동을 판매와 서비스 영역에까지 끌어들인 것입니다. 지난해 11월 그린 딜러로 선정된 혼다카스 도쿄중앙지점의 오카 다카시 지점장은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어 친환경 활동은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다. 친환경 경영을 하면 비용이 좀 더 들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일본에서 판매된 하이브리드 차량은 약 35만 대로 일본 전체 차량 판매대수의 12% 정도를 차지합니다. 이는 지난해 4월 시작된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세금감면 제도에 힘입은 바가 큽니다. 한국도 지난해 7월부터 관련 법률에 따라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최대 310만 원 정도의 세제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은 6200여 대에 불과합니다. 혼다처럼 친환경 체험현장이나 환경친화적 딜러 육성 제도를 운영하는 자동차 업체는 한 곳도 없습니다. 환경에 대한 인식은 문화로 체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같은 정부지원 아래에서도 한국의 친환경 차량 시장이 왜 일본에 비해 작은지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박승헌 산업부 기자 hpar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