彼는 적국을 가리킨다. 陷溺에서 陷은 陷穽(함정)에 떨어뜨림, 溺은 물에 빠뜨림이다. 暴虐(포학)하게 군다는 뜻이니, 塗炭(도탄)에 떨어뜨림과 같다. 도탄은 진창과 숯불이란 말로, 극도로 고통스러운 처지를 비유한다. ‘상서’ 즉 ‘서경’의 ‘仲(회,훼)之誥(중훼지고)’편에 ‘有夏昏德(유하혼덕), 民墜塗炭(민추도탄)’이라 했으니, 하나라 군주가 덕에 어두워 백성들이 위험에 처한 것이 마치 진창에 빠지고 불에 떨어진 것과 같다고 비유한 말이다.
王은 여기서는 양혜왕을 가리킨다. 아래의 王도 같다. 征은 흔히 征伐(정벌)을 뜻하지만, 여기서는 바로잡는다는 뜻으로 풀이한다. 저들이 그 백성들을 포학하게 대하고 있을 때 이쪽에서는 仁政을 실행하여 나의 군주를 존경하고 윗사람을 친애하는 우리 백성들을 거느리고 가서 저들의 죄를 바로잡는다는 뜻이다. 夫는 발어사다. 與는 ‘∼에 대해서’이다. 誰與王敵은 ‘저 백성들은 그 윗사람을 원망하고 있으므로 기꺼이 왕에게 돌아올 것이니 누가 왕에게 대적하겠는가’라는 뜻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