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가을잔치에 초대받은 SK 삼성 두산 롯데가 그들끼리 맞붙을 때는 ‘미리 보는 포스트시즌’이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붙지만 4강에 들지 못한 팀들은 내년을 기약하며 ‘그들만의 리그’ 혹은 ‘무관심 경기’를 이어간다. 매 시즌 막판이면 등장하는 장면이다. LG는 아쉬움이 더하다. LG의 분주한 가을은 2002년이 마지막이었다. 올해도 4강 진출에 실패해 8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유일한 팀이 됐다.
팀은 좀처럼 어두운 터널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지만 LG 팬들은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듯하다. 깊은 아쉬움을 보상받기 위해 더 단단히 붙잡고 있는 것 같다.
19일까지 LG의 홈 관중은 97만931명이었다. 2만9069명이 더 오면 100만 명을 채운다. 장담할 수는 없는 숫자다. LG의 남은 홈경기는 25, 26일 삼성과의 2연전이 전부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라 이미 정해질 것은 모두 정해졌을 터. 그나마 주말 경기라는 점이 100만 관중을 향한 가능성을 열어 주고 있다.
LG는 지난해 관중 집계방식을 개선했다. 연간 회원권을 팔았어도 실제 야구장을 찾는 관객만 집계에 포함하는 등 허수를 없앴다. 2008년 8월 그룹 경영진단에서 지적받은 사항을 반영했다. LG가 13년 만에 100만 관중을 달성한다면 예년보다 그 의미가 크다. LG 이영환 단장은 “응원해 주시는 팬들이 눈물 날 정도로 고맙다. 내년에는 기필코 팬들의 큰 사랑에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LG는 19일 KIA전에서 연장 11회 2사까지 뒤지다 ‘작뱅’ 이병규의 끝내기 2루타로 승리했다. 최근 6경기의 성적은 4승 1무 1패. ‘그들만의 리그’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 LG의 마지막 열정이 ‘13년 만의 100만 관중’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