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북한도 일정량의 군량미를 갖고 있겠지만, 한국에서 보낸 쌀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 보내는 쌀은 벼가 아니라 도정한 쌀이기 때문에 1년 이상 보관할 수 없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의 “북한이 전쟁 비축미로 100만 t을 보유하고 있다”는 발언에 대한 반박이었다. 박 원내대표는 9일엔 현인택 통일부 장관의 ‘대북 쌀 1만 t 지원 방침’ 언급에 대해 “현 장관 식구들 먹으라고 집으로 보내라. 이런 (대북 쌀 지원에 소극적인) 통일부라면 없애버렸어야 했다”는 말도 했다.
▷쌀은 옥수수보다 보관기간이 길고 군용(軍用)으로 전용하기 쉽다. 남측이 2007년 북한에 제공한 쌀 40만 t도 군량미 전용 의혹이 제기됐다. 2008년에는 북한군 전방부대에서 대한적십자사 마크가 찍힌 쌀 포대 400여 개가 우리 군에 포착되기도 했다. 북한은 쌀이 생기면 군량미 창고인 ‘2호 창고’를 먼저 채우고, 2호 창고에 있던 묵은쌀은 시장으로 내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한에서 오는 쌀을 장기간 보관하지 않고 바로 군인들에게 먹이는 대신 북한에서 생산한 쌀을 군량미로 비축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박성원 논설위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