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어선나포에 관광 → 문화 → 경제 ‘에스컬레이터式 압박’
센카쿠 열도는 청일전쟁 와중인 1895년 일본이 자국 영토로 편입했으나 중국은 불평등한 시모노세키조약 때문에 일본에 뺏겼다고 맞서 왔다. 이 때문에 중국인들이 센카쿠 열도에 상륙해 영유권을 주장하면 일본 당국이 체포해 추방하는 등 과거에도 여러 차례 영유권 다툼이 빚어졌지만 이번처럼 큰 충돌은 없었다.
이번 중-일 ‘외교전쟁’은 7일 센카쿠 열도 부근에서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순시선이 중국 어선의 저인망 조업을 단속하면서 시작됐다. 중국 어선은 순시선을 들이받으며 달아났지만 추격한 순시선에 붙잡혔다. 일본은 중국 선원들을 조사한 뒤 선장을 구속했다. 일본은 19일 선장의 구속기간을 연장하는 등 ‘법대로’ 방침을 분명히 했다.
중국 정부는 니와 우이치로(丹羽宇一郞) 주중 일본대사를 수차례 새벽에 불러 항의하는 등 노골적으로 반발하며 선장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경제적 보복조치도 이어졌다. 중국은 이달 중순으로 예정됐던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 협상을 11일 연기했다. 유엔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에서 가지려던 중-일 정상회담도 불발됐다.
결정적 조치는 희토류 수출 중단이다. 중국이 아이팟과 하이브리드 자동차, 미사일 등 첨단제품의 필수 재료인 희토류 금속의 일본 수출을 중단한 사실이 23일 알려지자 일본은 공황 상태에 빠졌다. 일본 수출기업의 생명줄인 희토류는 중국이 세계 생산량의 97%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가뜩이나 경제침체에 허덕이는 일본으로선 KO 펀치를 맞은 셈이다.
일본은 24일 선장을 석방하겠다고 발표해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센카쿠 열도에 대한 분쟁 자체는 여전히 끝나지 않아 언제든지 재연될 수 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