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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테이션]사이코패스, 평범해서 더 섬뜩한…

입력 | 2010-10-01 17:00:00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0월 1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행복하게 웃는 소리가 듣기 싫다며 가정집에 들어가 살인을 한 사건이 얼마 전 있었는데요. 요즘 이처럼 범행 동기를 이해할 수 없는 묻지마 살인사건이 늘고 있습니다.

(구가인 앵커) 연쇄살인이나 아동성폭행 등 흉악범죄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악마의 모습을 하고 있을 것 같은 범인들의 일상생활은 지극히 평범했다고 합니다. 영상뉴스팀 신광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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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의 목숨을 빼앗은 연쇄살인범 강호순.

그가 승용차 창문 밖으로 말을 걸어왔을 때 그를 의심한 여성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차에 탄 여성들은 살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권일용 /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 내가 큰 길까지. 내가 지나가는 길이니 어디까지 가겠다. 어디로 가는데 방향이 갔으면 같이 갑시다. 날씨가 매우 춥고 대중교통 간격이 길기 때문에 큰 길까지 서로 태워주는 문화가 있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차를 타게 하는 경우가 많죠."

범죄의 흉악성을 보면 연쇄살인범의 겉모습은 일반인과 다를 것으로 추측되지만 실제론 평범함의 가면을 쓰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상식적이고 친절한 사람으로 인식돼야 들키지 않고 지속적으로 범행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권일용 /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안양 실종 사건 경우도 본인 스스로 그런 말 합니다. 나 혼자 있을 땐 굉장히 폭력적이지만 남들이 있을 때 그러면 내가 고립될 것이란 의식을 가지고 있었죠."

21명을 살해한 유영철도 한 곳에서 20년 동안 거주하며 주민들로부터 "의리 있고 예의 바른 청년"이란 평가를 받았습니다.

범죄행동을 분석하는 국내 첫 프로파일러로, 강호순, 유영철, 김길태 등 흉악범들을 수사해온 권일용 경위도 범행 전에는 이들을 분간해내기가 어렵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권일용 /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상당히 동일시되는 감정들도 느끼죠. 그들의 삶이 나와 다르지 않구나. 우리와 다르지 않구나."

최근 연쇄살인 등 흉악범죄가 계속되면서 이를 소재로 한 영화가 잇따라 나오는 등 반사회적 인격장애, 즉 사이코패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FBI 범죄분석요원들이 수십 명의 사이코패스를 면담한 내용을 토대로 이들의 특징을 분석한 책도 지난달 발간됐습니다.

이 책에는 기업 임원으로 근무하며 존경을 받기도 했던 독일의 연쇄살인범 피터 쿠르텐 등 평범해서 더 섬뜩한 사이코패스의 다양한 사례가 소개돼 있습니다.

(인터뷰) 최수묵 / 이웃집 사이코패스 편역자
"사이코패스 범죄자들을 보면 결혼생활이라든지 일반적 사회생활이 전혀 다를 게 없어요. 심지어 자녀도 낳고. 문제는 항상 가족이나 직장생활 자체도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죠. 자기의 이익, 자기의 쾌락만을 위해 유지한다는 거."

이 때문에 사회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는 과정에서 살인 충동이 들어도 피해자가 느낄 고통을 공감하지 못하고, 살해 계획을 완수하기 위해 호의적인 언행을 보이는 게 사이코패스의 공통점입니다.

또 죄의식이 약하다보니 사이코패스의 재범율은 일반 범죄자보다 8배나 높습니다.

(인터뷰) 권일용 /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이들의 범죄는 굉장히 잔혹하기도 하지만 그 대상이 누구도 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젭니다. 특정한 직업, 특정한 장소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최근 들어 사이코패스 범죄가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가족 해체로 사회적 보호망이 취약해지면서 반사회적 성격이 교정될 기회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사이코패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타인과 감정적 교류를 못한다는 거에요. 가족은 어릴 때부터 감정인 교류를 습득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구조인데 거기서 일탈되는 상황이 되어버리니까. 어디서도 사회화되기가 어렵죠."

미국 FBI 조사 결과 사이코패스는 청소년기에 야뇨증과 동물학대, 방화를 했던 경험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반사회적 행위를 조기에 발견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작은 폭력이 사이코패스 범죄로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동아일보 신광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