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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軍부대급식 ‘바코드 체크’… 결식자도 잔반도 ‘뚝’

입력 | 2010-10-02 03:00:00


“오늘 반찬 별로지? PX(군대 매점)나 가자.” “오늘은 바코드 때문에 힘들 것 같은데 말입니다.”

식사시간이 되자 한 무리의 군인이 식판을 들고 길게 줄을 섰다. 여기까지는 여느 군부대의 풍경과 다를 바 없지만 이들은 식당에 들어가기 전 컴퓨터 앞에서 일일이 식판에 붙어있는 바코드를 찍은 뒤 배식 장소로 향했다. 누가 식사를 하지 않았는지 일일이 확인할 수 있게 되자 자연스레 PX에서 군것질을 하는 병사들이 줄어들었다. 식사를 하지 않은 병사들은 상관과 면담을 하며 자연스레 고민거리를 털어놓기도 했다. 불필요한 잔반은 20kg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해진 이유는 바로 강원 화천군 육군 15사단이 시범 도입한 ‘바코드 시스템’ 덕분. 15사단은 8월 중순부터 2주 동안 정보통신대대와 본부 근무대를 대상으로 바코드 시스템을 시범 운영한 뒤 예하 연대로 확대하고 있다.

바코드 시스템은 병사들이 식사를 할 때마다 개인별 식판에 부착된 바코드를 직접 찍어 실제 식사 인원을 파악할 수 있는 프로그램. 부대 측은 급식 인원을 정확하게 파악하면서 줄어든 잔반량 덕분에 하루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15t 감소하고 연간 1400만 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5사단 군수참모 김성일 중령은 “하루 세 끼 밥을 먹을 때 울리는 바코드 소리는 바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소리”라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