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 노인들 하루평균 7가지 약 복용
《김모 씨(75·서울 은평구 신사동)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협심증, 관절염을 5년째 앓고 있다. 현재 복용하는 약만 10여 종. 얼마 전 요로감염 때문에 항생제가 추가됐다. 김 씨는 약 종류가 워낙 많다 보니 복용했는지, 양을 얼마나 먹었는지 헷갈릴 때가 있다. 최근 대한노인병학회가 국내 65세 이상의 노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약물처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약 80%가 한 가지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다. 이영수 대한노인병학회 이사장은 “노인들이 여러 개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일반인보다 3, 4배의 약을 복용한다”며 “하지만 꼭 복용을 해야 하는지, 언제까지 복용해야 하는지, 기존의 약물과 부딪쳐 부작용은 없는지 아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지적했다.》
○ 평균 7가지 약을 복용하는 노인들
대한노인병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만성질환을 앓는 노인들은 1개월간 하루 평균 7.2개의 약물을 복용하고 이들 중 절반가량은 복용하고 있는 약물을 제대로 모른다고 답했다. 그러다 보니 약물 부작용을 모르고 지나가기도 한다.
이은주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노인 환자가 자신이 복용하고 있는 약물의 이름과 용량을 모두 기억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므로 최소 1년에 두 번 정도는 해당 병원의 노인 전문의를 찾아가서 본인이 복용하는 모든 약을 점검해야 한다”면서 “평소 본인이 약국에서 처방 없이 사먹은 약, 비타민, 건강보조식품도 같이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 노인병 예방은
노인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거창하고 따로 시간을 내야 하는 활동보다는 걷기 청소 빨래 등 생활에서 활동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운동도 가벼운 산책과 더불어 생활 속에서 근육운동, 평형운동, 유연성운동을 일주일에 2,3회 시행하는 것이 좋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김창오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미국의 한 연구에 의하면 100세 이상 장수 노인의 상당수가 2, 3층에서 살며 빨래나 청소 같은 일은 거의 직접 한다”면서 “이러한 환경이나 활동이 이들에게 꾸준한 운동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노인복지관이나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평소에 신문을 읽고 나서는 기사 내용을 떠올려 본 후에 다시 한번 확인하는 기억력훈련도 도움이 된다.
꾸준한 운동-일상적 활동,노인병 예방-관리에 필수
최현림 대한노인병학회 이사장은 “노인병은 여러 질환이 걸쳐 있기 때문에 통합적인 시각을 갖고 전체적인 질병 치료, 일상생활로의 복귀 등을 고려해 치료해야 한다”며 “노인병을 전담하는 의사를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대한노인병학회가 권하는 노인운동 지침서
1.매일 30분 이상 움직이라
2.매일 태극권, 단전호흡 등 체조를 하라.
3.매일 가까운 슈퍼마켓, 친구 집, 노인정으로 산책하라.
4.운동 전후 물을 많이 마시라.
5.체온 변화가 급격한 시간대는 피하라.
6.여럿이 함께 운동하라.
7.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철저히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