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팅이란 노래방에 따로 마련된 채팅 프로그램을 통해 같은 노래방의 다른 방에서 노래하고 있는 학생들을 검색하고 간단한 대화를 나눈 후 같은 방에 모여 노는 것. 채팅을 하는 동안 천장에 매달린 작은 카메라를 통해 모니터 화면으로 다른 방 여학생들(남학생들)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줌 기능’을 사용하면 다른 방 학생들의 얼굴을 ‘스캔’(샅샅이 살펴본다는 뜻의 은어)할 수도 있다.
이날 윤 군과 친구들이 노래방팅을 신청한 상대는 2번 방에서 놀던 같은 지역 학교 여고생 5명. 이들은 1시간 20여 분을 함께 논 후 연락처를 주고받은 뒤 헤어졌다. 윤 군은 “이날 만난 여학생 중 한 명에게 ‘대시’한 결과 여자친구를 사귀게 됐다”면서 “반 친구 중 절반 이상이 노래방팅을 해봤을 정도로 노래방팅은 이성 친구를 만날 절호의 기회”라고 전했다.
아무런 정보 없이 오로지 연락처만 건네받고 문자를 주고받는 ‘문자팅’, 온라인 커뮤니티의 게시판을 통해 서로의 인터넷 메신저 아이디를 교환한 뒤 메신저로 이성 친구를 만드는 ‘메신저팅’이 대표적인 경우다.
최근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상에서 대화를 주고받다가 실제 만남을 갖는 ‘트윗팅’도 생겨났다. 심지어 이성 교제가 목적인 고교생 트위터 사용자들이 모인 모임도 개설됐다.
서울의 한 여고에 재학 중인 이모 양(16·서울 노원구)은 친구들 사이에서 ‘사진팅 전문가’로 불린다. 사진팅이란 남학생의 학교, 나이 등 기본 신상정보와 함께 그의 사진을 직접 여학생에게 보여주면서 만날 것인지를 그 자리에서 결정하는 일종의 ‘즉석 소개팅’.
“주위에 ‘예쁜 친구를 소개해 달라’는 남학생 친구들이 상당히 많더라고요. 그때 ‘결혼정보업체처럼 소개팅을 해주고 일정한 대가를 받으면 용돈도 절약하고 재미도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죠.”
이 양은 “남학생 친구들에겐 사진팅 성공 대가로 영화티켓이나 액세서리 등을 받는다”면서 “전혀 알지 못하는 남학생이 사진을 보내온 경우도 있는데 심지어 사진팅을 하고 싶다며 사진을 보내오는 여학생도 생겼다”고 전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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