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는 계속 아픈데 X선으로도 알 수 없고… 알고보니 디스크 안이 고장외상이 원인… 방치땐 엉덩이-목까지 통증…운동요법 등 비수술치료로 환자 89%가 차도
박진규 굿스파인병원 원장이 사람의 척추뼈 모형을 들고 디스크 내장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굿스파인병원
그는 경기 평택시 굿스파인병원을 찾았다. 박진규 원장(사진)이 내린 안 씨의 진단명은 디스크 내장증(內障症). 말 그대로 디스크 내부가 고장이 난 것이다. 디스크가 외부로 빠져 나온 보통의 허리 디스크(디스크 탈출증)와는 다르다. 안 씨는 오래 전부터 디스크내장증이 진행돼 왔지만 최근 들어 무리하게 허리를 쓰다 보니 증세가 심해진 것. 안 씨는 망가진 디스크를 제거하고 인공디스크 넣는 ‘인공디스크치환술’을 받기로 했다.
○ 원인은 외상 탓, 일상적인 활동으로 통증 심해져
‘디스크 내장증’은 발견하기 쉽지 않다. X선을 찍어보면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는 디스크 탈출증도 아니고 신경이 눌리거나 좁아지는 협착증도 아니다. 이유 없이 만성적인 통증이 나타난다면 디스크 자체의 성질이 달라지거나 디스크 수핵을 둘러싸고 있는 섬유질이 망가져 요통을 유발하는 ‘디스크 내장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요즘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장치가 있어 진단이 쉬워진 편. MRI를 찍으면 정상 디스크는 하얗게 나타나지만 망가진 디스크는 검게 보인다.
디스크 내장증으로 검게 보이던 척추(위에서 네번째)가 인공디스크 치환술을 받고 난 뒤 다시 하얗게 보인다. 사진 제공 굿스파인병원
‘디스크 내장증’은 엉덩이, 등, 목으로 통증이 번지기도 한다. 간혹 허리 디스크와 마찬가지로 다리가 저리기도 한다. 다만 디스크와 달리 감각마비 등의 신경 증상은 없다.
대개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통증이 심해진다. 오래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서면 허리가 잘 펴지지 않는다. 평소와 달리 무거운 물건을 들고 나면 다음 날부터 통증이 나타난다. 몸을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해 온종일 가만히 누워있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일상적인 활동으로 갑자기 통증이 악화되기 때문에 보통 ‘쉬면 낫겠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근육통과 달리 휴식을 취해도 나아지지 않고, 운동을 하면 더욱 악화된다.
○ 3단계에 걸친 치료법 개발
통증 정도에 따라 단계별로 치료한다. ‘디스크 내장증’의 초기에는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안정 치료, 물리치료, 약물 투약 등의 치료를 한다. 하지만 손상된 디스크를 회복시키지는 못하므로 종종 재발할 수 있다.
비수술적 방법이 효과가 없고 4∼6개월 이상 만성 요통이 지속되며 MRI 검사상 디스크 변성 소견이 나오면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법으로는 척추경을 이용해 나사못을 삽입하여 문제의 디스크 상하 척추를 고정하는 척추유합술이 대표적이다. 최근 들어서는 의학의 발달로 아예 문제된 디스크를 제거하고 새로운 디스크로 교환하는 인공디스크 치환술도 많이 시행한다. 젊은 나이의 경우 척추관절의 유연성을 유지시키고 수술한 부위에 인접한 척추 변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술법이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디스크 내장증의 주요 증상
누워 있으면 통증이 완화되는 듯 하다.
맨 방바닥에 오래 앉아 있기가 힘들다.
머리를 감고나서 허리를 펼 때 통증이 심하다.
허리를 20∼30도 굽힐 때 통증이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