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조문형“세계 최고 NBA도 우리 공 쓰고있죠”

입력 | 2010-10-06 03:00:00

中진출 토종브랜드 신신상사, 조문형 칭다오공사 총경리




15일 정규시즌 개막을 앞둔 한국프로농구(KBL)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미국프로농구(NBA)를 비교하기는 쉽지 않다. 선수들의 신체 조건과 기량은 물론이고 경기장 환경과 관전 문화 등에서 국내 농구는 한참 뒤처진 게 현실이다. 하지만 양쪽 리그 모두 공인구만큼은 같은 회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KBL뿐 아니라 한국여자프로농구(WKBL)는 스타 볼을, NBA는 스폴딩 볼을 쓰고 있는데 모두 토종 스포츠 브랜드로 유명한 신신상사(대표 정원조)에서 공급하고 있다.

1965년 창립한 신신상사는 고무공 제품으로 스포츠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뒤 1970년대부터 임가공 수출에 나섰다. 1991년에는 한중 수교가 되기도 전에 중국 시장에 진출해 산둥 성 칭다오에 공장을 설립했다. 중국 법인 설립 초기 210만 달러였던 자본금은 1000만 달러까지 늘었다. 현지 근로자만 해도 1200명. 20여 개에 불과하던 중국 현지 대리점은 250여 개에 이른다. 농구, 축구, 배구, 테니스, 핸드볼 공을 중심으로 지난해 매출은 3000만 달러. 스타 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중국에서는 짝퉁 제품까지 등장했다.

하루에 4000개를 생산하는 농구공은 40개의 까다로운 공정을 거친다. 공기를 넣은 검은색 고무 튜브에 나일론과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실을 3071m 감아 그 위에 다시 코팅을 한 뒤 8조각의 가죽 패드를 붙인다. 공의 마모도와 변형 여부를 측정하기 위해 공을 2만 번 튀겨 보는 바운딩 테스트 등 다양한 검사에 합격해야 비로소 포장된다.

중국 진출 초창기부터 20년 가까이 가족과 떨어져 회사를 이끌고 있는 조문형 칭다오 신신체육용품유한공사 총경리(사진)는 “중국 시장 개척을 위해 짐 꾸러미에 공 5개를 넣고 2박 3일 기차를 타고 가기도 했다. 결국 품질의 우수성만이 살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외 글로벌 브랜드의 공세 때문에 국산 브랜드의 설 자리가 점점 사라져 간다. 기술과 품질 경쟁력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우리 제품을 살리기 위한 관심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