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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기와 - 화려한 冠, 매혹의 백제…국립부여-공주박물관 특별전

입력 | 2010-10-07 03:00:00

비슷한 日출토 유물들도 전시




백제 사비시대의 기와들(왼쪽)과 일본 아스카데라 출토 연꽃무늬수막새. 사진 제공 국립부여박물관

세계대백제전을 맞아 백제의 옛 수도인 충남 부여와 공주에서 백제 유물전이 열리고 있다. 국립부여박물관에서 12월 15일까지 열리는 ‘기와에 담긴 700년의 숨결, 백제의 와전’과 국립공주박물관에서 10월 18일까지 열리는 ‘백제의 관’.

‘백제의 와전’ 특별전은 은근한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백제 기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자리. 한반도의 백제 영역에서 출토된 기와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 기와 등 70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한성시기의 기와’, ‘웅진시기의 기와’, ‘사비시기의 기와’, ‘백제기와의 대외교류’, ‘백제기와의 생산과 유통’으로 이뤄졌다.

백제 기와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연꽃무늬 기와. 웅진시대의 연꽃무늬 기와는 꽃잎이 넓고 부드러우며 끝이 살짝 올라가 세련된 멋을 보여준다. 사비시대에 이르면 이 같은 부드러움 속에서 좀 더 화려한 자태로 발전해간다.

이번 전시엔 백제의 영향을 받아 발전한 일본의 아스카(飛鳥) 기와들도 출품됐다. 일본 나라(奈良) 일대의 기와와 중국 남조 시대의 기와도 함께 전시해 고대 동아시아 3국의 기와를 비교 감상할 수 있다. 부여박물관은 15, 16 한국기와학회와 함께 ‘고대 동아시아 와전과 문물교류’를 주제로 국제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전남 나주시 신촌리 출토 금동관(왼쪽)과 일본 구마모토 출토 금동관(복원품). 사진 제공 국립공주박물관

국립공주박물관 전시는 백제 관의 문화적 아름다움과 정치적 의미를 들여다보는 전시다.

백제의 관은 그동안 자료가 많지 않아 신라의 관에 비해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2003년 공주 수촌리유적을 시작으로 곳곳에서 백제 관이 잇달아 발굴되면서 그 면모를 드러냈다. 이번 전시는 공주 무령왕릉 출토 금제 관장식(국보 164호), 전남 나주 신촌리 출토 금동관(국보 295호), 전북 익산 입점리 출토 금동관을 비롯해 공주 수촌리유적, 충남 서산 부장리유적 등지에서 새로 발견된 백제의 관과 관장식 등 60여 점을 선보인다.

고대시대 관은 화려하고 아름다우면서 착용자의 신분과 위치를 보여주는 상징물이었다. 관에는 정치적 의미가 담겨 있다. 5세기경부터 만들어진 화려한 백제 관들은 백제의 세력 확장과 관련이 있다. 백제 관이 출토된 지역은 모두 백제 중앙정부의 영향권으로 편입되기 시작한 지역이다. 그 과정에서 왕실이 지방 유력세력들에게 관을 만들어 하사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백제의 관이 단순한 예술품 실용품의 차원을 넘어 통치권력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고구려 신라 가야 일본 지역의 관도 비교 전시한다. 일본 구마모토(熊本) 현 에다후나야마(江田船山)고분의 출토품은 한반도에서 나온 백제 금동관과 모양이 흡사해 특히 눈길을 끈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