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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est]벤츠 ‘뉴 E200 CGI’

입력 | 2010-10-08 03:00:00

E클래스중 가장 하위 모델… 치고 나가는 느낌 작지만 편의장치 만큼은 ‘상위급’




‘뉴 E200 CGI’

메르세데스 벤츠 ‘뉴 E200 CGI’는 국내에 판매 중인 E클래스 9개 모델 중 가장 하위 모델이다. 배기량이 가장 낮고, 가격도 6550만 원으로 가장 저렴하다. 모델명에 있는 ‘200’ 때문에 배기량이 2.0L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1.8L 엔진이 탑재돼 있다. 2.0L 엔진과 같은 힘을 낸다고 해서 200이란 이름을 붙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지만 2.0L 엔진이 탑재돼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벤츠만 이런 이름을 짓는 것은 아니다. BMW ‘535i’에는 3.0L 엔진이 들어 있다.

의도가 어쨌든 2.0L 엔진과 맞먹는 힘을 낸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직렬 4기통 신형 CGI 엔진에 자동 5단 변속기를 장착한 이 차의 최고 출력은 184마력이고, 최대 토크는 27.5km·g다. 터보차저와 직분사 방식이 결합돼 배기량이 작지만 힘이 좋고 연료소비효율도 좋아졌다는 게 벤츠 측의 설명이다. 연비는 L당 10.8km다.

배기량이 작기는 하지만 부드럽게 운행할 때는 힘이 크게 부족하다는 느낌은 안 든다. 시속 150km까지는 차가 도로에 붙은 듯이 주행하면서 속도도 비교적 잘 올라간다. 제원표상에 나와 있는 제로백은 8.2초다. 하지만 가속페달을 밟는 대로 차가 쭉쭉 나간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특히 바쁘게 운전을 하거나 심한 오르막길을 만나면 힘이 부족해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야 한다. 일반 브랜드라면 별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최고의 럭셔리카 메이커인 벤츠’의 주행품격을 유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5단 자동변속기도 아쉬운 부분이다. 국산 중형 세단에도 6단 변속기가 들어 있고, BMW 뉴5시리즈에는 8단 자동 변속기가 장착돼 있다. E클래스의 가장 하위 모델이지만 웬만한 편의·안전장치는 구비돼 있다. 스티어링 각도에 따라 라이트와 연결되어 있는 센서가 빛의 각도와 방향을 조절해주는 어댑티브 라이트 시스템, 급정거 시 후미등이 더 밝아지고 비상등이 자동으로 켜지는 어댑티드 브레이크 라이트, 주차를 도와주는 파크트로닉 등이 대표적이다. 벤츠 고객들의 가장 큰 불만 사항이었던 리모컨으로 조작하는 내비게이션은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바뀌었다. 화질도 한결 좋아졌다.

E클래스 고급 모델과 하위 모델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알아서 선택하라고 대답하겠지만, C클래스 고급 모델과 E클래스 하위 모델 중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E200 CGI를 추천하고 싶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