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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이사람]‘추석 물폭탄’ 질타속 크로퍼드 기상선진화추진단장 당당한 답변

입력 | 2010-10-08 03:00:00

“내가 떠난뒤 어떤 시스템 만들었는지 보라”




“많은 한국인은 성과를 하루 만에 보길 원합니다. 제가 떠난 뒤 어떤 (기상)시스템을 만들었는지를 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예보 히딩크’로 불린 케니스 크로퍼드 기상선진화추진단장(67·미국 오클라호마대 석좌교수·휴직·사진)은 7일 충북 진천 국가기상위성센터에서 열린 기상청 국정감사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기상청 국감에서는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달 21일 수도권 일대에 쏟아진 물 폭탄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기상청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여야 의원들은 지난달 21일 오후 4시가 넘어서야 출근한 전병성 기상청장을 향해 “이번 호우는 기상청에 의한 인재”라고 지적했다. 분위기가 다소 험악해진 가운데 자연스럽게 기상청이 ‘날씨 오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8월 대통령보다 높은 고액연봉(3억2500만 원)을 주고 영입한 크로퍼드 단장에게 눈길이 쏠렸다.

조해진 한나라당 의원이 국감장에 출석한 크로퍼드 단장을 지목해 “한국에 올 때 본인의 임무가 어떤 것으로 알고 있었나”라고 물었다. 이에 크로퍼드 단장은 “기상예보서비스 선진화로 들었다”고 짧게 대답했다. 이어 조 의원이 “한국 국민들은 세계적 전문가인 당신이 예보정확도를 획기적으로 올려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 기대를 알고 있나”라고 질문하자 크로퍼드 단장은 “많은 한국인이 그렇게 원한다는 것을 잘 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한국인은 성과를 하루 만에 보기를 원한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며 “내가 떠난 후에 기상과 관련해 어떤 시스템이 만들어졌는지를 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보 문제로 기관장인 기상청장마저 고개를 숙이고 있는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당당한’ 답변이었다.

이에 조 의원은 “한국 국민은 당신이 기상의 히딩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뛰어난 예보관인 것으로 기대를 했는데 (역할에 대한 생각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 예보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달라”고 말한 뒤 질의를 마무리했다. 이에 크로퍼드 단장은 “조언에 감사한다”면서도 “지금까지 기상청과 국토해양부 등 3개 기관 레이더를 공동으로 사용하게 하는 등 기념비적인 성과를 얻어냈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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