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 뒤의 7자리, 숫자 하나하나에 이런 뜻이!
나를 대신하는 번호, 물건을 대신하는 번호가 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번호를 만드는 수학의 원리를 알아보자.
○ 히딩크 감독의 주민등록번호는 틀렸다
대한민국 제1호 명예국민인 거스 히딩크 감독의 주민등록번호는 뭘까? 우리 정부가 준 명예국민증에는 주민등록번호가 없다. 다만 시민들이 만들어 준 주민등록증에는 있다. 히사강이라는 이름에 461108-1020622라는 번호가 또렷하다. 물론 재미로 만든 것이지만 여기엔 적어도 두 군데가 틀렸다.
두 번째부터 다섯 번째 자리는 출생신고를 한 사무소의 고유 번호다. 여섯 번째 자리는 그날 사무소에 출생신고를 한 순서다. 같은 날 같은 사무소에 신고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1인 경우가 많다. 주민등록번호의 마지막 자리는 앞의 숫자들을 검증하는 숫자다. 히사강의 경우 마지막 자리가 2로 돼 있는데 확인해 보자. 먼저 12자리의 수에 각각 2, 3, 4, 5, 6, 7, 8, 9, 2, 3, 4, 5를 곱한 뒤 모두 더한다.

이 값(137)을 11로 나눠 나머지를 구한다. 다시 11에서 나머지(5)를 뺀 값이 마지막 자리 숫자와 같으면 유효한 주민등록번호다. 히사강은 6이어야 하는데 2이므로 틀린 번호다.
○ 제품의 주민등록번호
‘삑, 삑.’ 마트에는 쉴 새 없이 들리는 소리가 있다. 제품에 새겨진 바코드를 읽는 소리다. 바코드는 막대(바) 모양으로 생긴 부호(코드)라는 뜻이다. 어떤 회사든 자기 제품에 자체적으로 만든 바코드를 붙일 수 있다. 하지만 외국에서도 팔려면 세계 기준에 맞는 바코드를 써야 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13자리의 국제상품코드(EAN-13)를 사용한다.
바코드는 흰색 바탕에 굵기가 다른 검은색 막대로 이뤄진다. 막대 하나는 0과 1의 이진수를 나타내지만 여러 개를 겹쳐 쓰거나 굵기를 달리해 0에서 9까지 수를 표현한다. 막대 밑의 숫자는 사람이 바코드를 읽을 수 있게 써둔 것이다. 바코드에 빛을 쏘면 검은 막대 부분은 빛을 흡수해 빛을 조금만 반사하고 흰 부분은 빛을 그대로 반사한다. 컴퓨터는 빛의 차이를 읽어 미리 입력해둔 제품 정보를 알려 준다.
앞에서부터 12자리의 수가 88091691000일 때 마지막 자리의 수를 알아보자. 홀수 번째 자리의 수는 그대로 더하고, 짝수 번째 자리의 수는 더한 다음 3배를 한다. 이때 앞에서 구한 두 값을 더한 다음 얼마를 더하면 10으로 나눠 떨어지게 만들 수 있다. 이 수가 13번째 자리의 수다. 즉 두 값을 더하면 108이므로 10으로 나눠 떨어지게 하려면 13번째 자리의 수는 2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