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반체제인 인사인 류샤오보(劉曉波) 변호사 겸 작가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적지 않게 당황하는 기색이다.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계기로 인권탄압국으로 부각된데다 국가위신 추락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일단 중국 정부는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어설프게 대응했다가 역풍이 불 것을 우려한 탓이다.
중국 정부는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후 5시 노르웨이의 노벨평화위원회가 류샤오보 노벨평화상 수상 발표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단 중국 정부가 '입장'을 정하면, 언론 매체들도 그에 맞춰 보도를 개시하고 수위를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앞둔 지난 7일부터 바이두, 신랑, 시나닷컴등의 중국 유력 포털사이트에서는 류샤오보와 관련된 기사가 차단됐다.
그나마 포털사이트에 외신을 인용해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 가능성을 언급한 단문성 기사는 간혹 눈에 띄었지만 류샤오보의 행적과 관련한 기사는 이미 "포털사이트 내의 공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갑작스레 내려졌으며 류샤오보와 관련된 블로그는 일체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다.
중국 외교부의 장위(姜瑜)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정례브리핑에서 류샤오보가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된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기자가 언급한 그 사람은 중국 법률을 위반한 사람으로 그의 행동은 노벨상의 정신과 정반대"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류샤오보에 대한 노벨평화상 수상과 중국-노르웨이 관계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으나 실제로는 노르웨이 정부에 류샤오보 수상 불가 입장을 밝히며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특히 이번 노벨평화상 수상이 류샤오보 국내외적인 석방 운동을 '자극'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건 이후 수차례 옥살이를 반복하다가 지난 2008년 말 '08헌장' 선언을 계기로 국가전복선동죄로 11년형을 선고받으면서 중국 내외의 구명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수상이 '불에 기름을 붙는 격'이 됐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 하원의원 29명이 지난 6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11월 11~12일 G20 서울정상회의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만나면 류샤오보와 또 다른 인권변호사인 가오지솅(高智晟)의 석방을 요청해 달라고 부탁한 탓에 이 자리에서 류샤오보 석방 문제가 초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편집장을 지낸 후지웨이(胡績偉), 신화통신의 부사장출신인 리푸(李普)등 개혁파 원로 4명이 지난 2월 류샤오보 석방을 촉구했고 마오쩌둥(毛澤東)의 전 비서인 리루이(李銳), 전 국가신문출판서서장인 두다오정(督導正) 등도 류샤오보의 1심 판결의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중국 저명 학자, 작가, 법률가 등 120명이 류샤오보에게 노벨평화상이 수상되어야 한다는 청원서를 인터넷에 공개하는 등 지지여론이 일고 있다.
인터넷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