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연수는 이제 대학생의 스펙 쌓기에 필수가 됐다. 나 또한 고학년이다 보니 친구들이 하나둘씩 떠나는데 가지 않으면 괜히 뒤처진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 넉넉지 않은 집안형편을 고려할 때 고민이 많다. 학교와 연계된 교환학생 제도가 있지만 선발인원이 소수라서 기회가 적다.
미국에서 유학 중인 친구 하나가 한국에 잠깐 왔을 때 했던 말이 생각난다. 회화를 배우려면 한국사람이랑 몇 마디 할 바엔 현지에 한 번 갔다 오는 게 낫다고 했다. 그땐 웃고 넘겼지만 정말 사실인 것 같다. 유명 회화학원을 다닌 경험이 있지만 기본반을 기준으로 1시간에 영어로 말할 수 있는 시간은 10∼15분이다. 돈 주고 다니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진짜 영어실력을 위해서라기보다 취업을 위해, 남들이 다 가니까 가는 수준으로 전락해 본질을 잃어버린 듯하다. 이력서에 한 줄 더 채워넣기 위한 몇천만 원짜리 스펙이 제대로 그 가치를 할지 의문이다.
박혜령 덕성여대 법학과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