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즉각 석방하라”… 中“그는 죄인… 내정간섭”
2010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에 중국의 반체제 민주화 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55) 박사가 선정됐다고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8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즉각 베이징 주재 노르웨이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류 박사의 즉각적인 석방을 중국 정부에 촉구하는 등 세계는 일제히 류 박사의 수상을 환영했다.
노벨위원회는 “류 박사는 지난 20년간 중국 내 기본적인 인권 신장을 위해 길고 비폭력적인 투쟁을 벌였다”며 “1989년 톈안먼(天安門) 시위에 참여했고 2008년 ‘08헌장’의 주요 기초자이기도 한 그는 중국 인권 개선을 위한 광범위한 투쟁을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류 박사는 2008년 12월 10일 중국의 민주화를 요구하며 중국 공산당 독재 종식을 주장하는 ‘08헌장’을 기초한 혐의로 11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수감 중인 인물이 노벨 평화상을 받기는 1935년 독일의 평화주의자 카를 폰 오시에츠키 이후 처음이다. 또 평화상 수상자로 순수 중국 국적자는 처음이다.
중국 정부는 실정법 위반으로 수감 중인 사람에게 노벨상을 주는 것은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했다. 마자오쉬(馬朝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외교부 홈페이지에 올린 문답 형식의 글에서 “중국 법률을 위반해 처벌을 받고 있는 죄인에게 노벨 평화상을 주는 것은 상의 뜻에도 맞지 않고 상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했다. 마 대변인은 “중국과 노르웨이 관계에도 손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