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성 전 국무총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1994년 2월 김영삼 대통령 취임 1주년 기념 만찬장에 들어가고 있다. 그의 왼쪽은 김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총리, 오른쪽은 김종필 전 총리(당시 민주자유당 대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1950년대 말 일선 경리장교가 경리단 간부에게 상납을 했다는 투서 내용을 조사하던 강영훈 장군(훗날 총리)이 당시 경리단장이던 ‘황인성 대령’만은 ‘떡값’을 돌려줬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칭찬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때부터 각별한 관계였던 두 사람은 뒷날 모두 총리가 됐다.
황 전 총리는 예편 후 관계에 발을 들여놓은 후 관선 전북지사와 교통부 장관을 거쳤다. 전두환 정권이 출범하자 정계로 진출해 민주정의당 소속으로 11대(전북 진안-무주-장수), 12대 의원(전국구)을 지냈다. 1985년에는 농림수산부 장관으로 임명돼 두 번째 장관을 지냈다.
이듬해 김영삼 정부가 출범하면서 초대 총리로 발탁됐다. 호남 출신으로 지역화합을 이룰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10개월의 총리 재임 기간은 평탄하지 못했다. 국회에 나와 “12·12사태가 불법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했다가 야당의 집중 공격을 받았고 결국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타결로 인한 쌀 개방 파동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그 후 금호아시아나그룹 상임고문과 안중근 의사 숭모회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애섭 여사와 아들 규선 규용 규완 씨, 딸 정숙 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14일 오전 6시. 02-3410-6917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