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시리즈 - 미션 해결형…일일드라마 - 가족 세트형…아침드라마 - 불륜 판타지
사랑과 결혼, 일과 성공, 복수와 배신….
드라마들의 공통분모들이다. 비슷한 주제를 다루다 보니 ‘붕어빵 드라마’라는 말도 나오지만 방영되는 시간대에 따라 차별화하는 스토리텔링의 공식이 있다. 이들 드라마의 주요한 키워드를 짚어 봤다.
○과제 해결하는 배틀모드로 빠른 전개
치 열한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3사의 드라마에는 시간대별로 차별화하는 스토리텔링 공식이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KBS2 미니시리즈 ‘도망자 Plan.B’, KBS1 일일드라마 ‘웃어라 동해야’, MBC 아침드라마 ‘주홍글씨’. 사진 제공 KBS, MBC
또 다른 키워드는 ‘영화처럼’ 만들기다. 미니시리즈는 다른 드라마보다 많은 제작비가 투입되기 때문에 기획 단계부터 해외 수출과 음원 다운로드 등 부가가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 ‘스타 캐스팅+화려한 비주얼+귀에 쏙 들어오는 음악’이 중요한 요소다. ‘동방신기’의 믹키유천을 앞세운 KBS2 ‘성균관 스캔들’이나 정지훈(비)이 주인공을 맡은 ‘도망자…’가 대표적이다.
○가족시간대 감안한 종합선물세트형
일일극은 가족 시간대라는 특성상 ‘종합선물세트형’ 가족 이야기가 중심이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는 것처럼 가족의 구성원을 중심으로 사랑과 결혼, 갈등을 다룬다. 여주인공은 돈도 없고 배경도 없는 순정만화의 캔디 스타일이 주로 등장하는 것이 요즘의 특징이다. 일일극은 대부분 6개월 가깝게 편성되기 때문에 사랑은 물론이고 결혼 이후의 과정에 초점이 맞춰지고 그 결말도 ‘해피엔드’로 마무리된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일일드라마는 가족드라마를 표방하며 소소한 일상을 담아낸다”면서 “연애를 하면서 또는 결혼 이후에 벌어질 수 있는 문제들을 가족 간의 사랑으로 극복한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비현실적인 설정으로 대리만족
아침드라마는 주요 시청자가 주부인 만큼 부부간의 관계와 갈등을 집중적으로 부각한다. 그리고 표면적으로는 중년 여성의 자아 찾기를 내세우지만 불륜, 복수, 물리적인 충돌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행태를 극단적인 수준까지 전개시키며 통속적인 내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SBS 드라마 ‘여자를 몰라’에서는 남편의 불륜으로 이혼한 뒤에도 혼자 남편의 아이를 낳아 키우는 싱글맘 민정(김지호)이 끊임없이 남편의 불륜녀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불륜녀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생겼다는 이유로 민정에게 이혼을 요구하는 시어머니를 비롯해 남편의 불륜녀가 민정의 회사까지 찾아와 행패를 부린다. MBC 드라마 ‘주홍글씨’에서는 교도소에 복역 중인 남편을 뒷바라지하며 힘겹게 살아가는 경서(이승연)가 남편의 옛 여자친구가 버린 남편의 아이를 데려다 키운다는 비현실적인 상황을 설정하고 있다. 스토리전문기업인 올댓스토리 김희재 대표는 “아침 드라마는 현실에 짓눌린 여성들의 온갖 불측하거나 극단적인 상상을 드라마에서 대리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