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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曰王은 無異於百姓之以王爲愛也하소서 以小易大어니…

입력 | 2010-10-13 03:00:00


제나라 宣王(선왕)은 흔鍾(흔종)에 쓰려고 소를 끌고 가는 자를 보고는 소 대신 양으로 대신하라고 했다. 맹자는 그 행위가 惻隱之心(측은지심)의 발로임을 알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백성은 왕이 소를 아까워했다고 여겨 비난한다고 전하자, 제선왕은 일국의 군주가 소 한 마리를 아까워할 리는 없다고 했다. 맹자는 제선왕의 행위가 측은지심의 발로임을 더욱 분명히 하기 위해 만약 짐승이 死地로 나아감을 측은하게 여겼다면 소는 놓아주고 양을 대신하게 한 것은 어째서인가 스스로 생각해보도록 했다.

‘無異∼’는 ‘怪異(괴이)하게 여기지 말라’로, 於는 그 목적어를 이끄는 介詞(개사)이다. 彼惡知之의 彼는 앞에 나온 百姓을 가리키고 惡(오)는 ‘어찌’의 뜻을 지닌 의문사이다. 隱은 隱痛(은통)의 뜻이다. 牛羊何擇焉은 소와 양 가운데 어찌 하나를 택해서 소 대신 양을 흔종에 쓰게 했느냐는 뜻이다. 宜乎는 ‘마땅하도다’로, 감탄문에서 문장 앞으로 도치된 것이다. 謂는 ‘말하다’이되 ‘여기다’의 뜻을 함께 지닌다.

맹자는 일부러 힐난(질문)을 가설해서 제선왕이 스스로 본심을 깨닫도록 했으나 제선왕은 백성이 자기더러 재물을 아까워했다고 여기는 것도 당연하다고만 생각했지, 肯(경,계)(긍경)을 파악하지는 못했다. ‘맹자’의 대화문은 이렇게 발화자의 심리를 생생하게 전해주어 흥미롭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