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현충원 안장 사실상 확정… YS “부인 美서 자살” 언급 논란

김영삼 전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북한민주화위원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별실로 향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명예 장례위원장이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오후 빈소를 찾은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황장엽 선생은 역사의 아픔이니 고인에 대해 생전과 사후 모두 국가가 책임지고 지켜야 한다’며 ‘안전하게 영면하실 수 있게 조치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 명예 장례위원장인 김영삼 전 대통령이 빈소를 찾아 30분간 머무르며 유족을 위로했다.
김 전 대통령은 “황 선생은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으니 미국으로 망명하라’는 주변의 권유에도 ‘내가 망명할 거면 탈북해서 왔겠느냐’고 말할 정도로 한국을 사랑한 애국자였다”며 “한 달에 한 번씩 저와 점심 드시는 것을 큰 위안으로 삼으셨는데 (돌아가셔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나와 황 선생은 특별한 인연이 있다. (남한에) 오셔서 사람들과 접촉했을 때 내가 가장 먼저 만났다”며 “황 선생이 탈북한 뒤 부인도 미국에서 자살하고, 아들도 자살하고 딸도 죽고 가족이 하나도 없어 얼마나 외로웠겠느냐”고 말했다.
대전 대덕구 분향소 마련
한편 대전 대덕구청에도 황 전 비서의 분향소가 마련됐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이다. 이날 대덕구는 “재향군인회,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유총연맹 대덕구지회 등 3개 단체가 ‘분향소를 만들고 싶으니 장소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해 대강당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