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적용땐 환율따라 부채비율 급등 위험정부 대신 ‘선박계약도 자산 포함’ 이끌어내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지난해 발표한 국제회계기준(IFRS) 잠정안을 일부 변경해 초안을 다음 달 발표하게 된 배경에 한국 조선업계의 노력이 컸던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13일 한국조선협회 등에 따르면 IASB가 지난해 발표한 IFRS 잠정안은 재무제표가 지나치게 복잡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확정된 거래 계약을 자산으로 잡지 않도록 위험회피 회계처리를 단순화했다. 문제는 이 같은 회계를 한국 조선업체들에 적용할 경우 환율 변동에 따라 부채비율이 크게 올라가면서 재무 상태가 위험한 회사로 보이게 된다는 점.
계약일로부터 대금을 받을 때까지 몇 년이 걸리고 이를 달러로 받는 만큼 조선사들은 선박도급계약을 할 때 환헤지를 위해 선물환계약을 함께 하는데, IFRS 잠정안은 선박도급계약은 자산으로 잡지 않으면서 선물환계약으로 인한 파생부채 가치 변동은 손익으로 평가했다. 이렇게 되면 환율이 오를 경우 받아야 할 선박 대금의 가치가 그만큼 오르는 것은 회계에 반영이 안 되면서 파생부채만 커지는 것으로 나타나 부채비율이 엄청나게 높아진다는 것. 조선협회 관계자는 “멀쩡한 회사가 수익을 제대로 올리고 있는데 장부상의 착시 효과로 상장 폐지 요건에 해당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