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기본기-기획력 살렸더니 ‘門’이 스르르…
인턴 과정을 거치면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11일부터 정식 직원으로 발령받은 웅진그룹의 이유나, 최윤성, 고용석 씨(왼쪽부터). 사진 제공 웅진그룹
웅진홀딩스 지주부문 컨버전스정보통신(CIT)서비스사업본부에서 근무하는 고 씨는 대학 때 다양한 경험이 자신감의 바탕이 됐다. 산학협력 프로그램인 국토지리정보기술혁신사업단에서 연구보조원으로 일하기도 하고, 컨설팅회사 인턴, 야구장·학원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도 그에겐 자산이 됐다. 고 씨는 “이런 경험을 통해 많은 사람 앞에 나서야 하는 경우나 프레젠테이션 등에서도 떨지 않고 원하는 것을 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하대에서 정보통신공학을 전공한 고 씨는 인턴 때 고객 정보 암호화 프로젝트를 맡았다. 고객 정보를 암호화하려면 시스템에 많은 부하가 걸리는데, 이를 시스템이 견딜 수 있는지 시험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이었다.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드는 작업은 아니었지만 기존의 코드를 조합해서 의도했던 바를 충분히 수행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고 씨는 업무 시간 외에 진행되는 다양한 이벤트에도 참여했다. 인턴은 대상이 아닌 사내 동호회에도 참가했고, 영화이벤트나 선착순으로 마감되는 신광수 웅진홀딩스 대표이사의 사내 교육, 체육대회 등에도 꼬박꼬박 참석해 얼굴을 알리려고 노력했다. 고 씨는 “보통은 인턴이 일하는 부서의 직원 정도만 알고 마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부서 선배들과도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로 여겼다”고 말했다.
○ 관심 분야 미리 정해 매진
단국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이 씨는 미리부터 자신의 전문 분야를 정해 기본기를 다졌다. 시각디자인은 포장, 광고디자인, 브랜딩 등 활용 범위가 다양하다. 이 때문에 이 씨는 대학 시절부터 포장패키지 디자인에 집중해 경력을 쌓아갔다.
공모전이나 학생자치전시에 작품을 제출해 관람객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능력을 키웠다. 서울시도시철도공사에서 인턴을 하며 홍보물 제작에도 참여하고, 사용자인터페이스(UI) 템플릿 디자인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경험을 쌓았다.
이 씨는 “처음에는 지적을 많이 받았고, 선배들의 타박에 주눅이 들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한 작업이 어떤 의미인지 설명하려고 노력했다”며 “인턴은 평가받는 자리여서 실수에 연연하게 되는데 마인드 컨트롤을 통해 업무를 완성도 있게 하려고 노력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라
인하대 경영학부를 졸업한 최 씨는 웅진코웨이 마케팅커뮤니케이션팀에서 인턴 생활을 시작할 때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다. 선배들은 최 씨를 회사에 적응도 못하고, 긴장만 하는 인턴 정도로 기억했다. 최 씨는 “처음에는 선배들한테 잘못 보이지는 않을까, 실수나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전전긍긍했고, 생각이 많아질수록 말수가 줄어들었다”며 “마음을 고쳐먹고 실수를 하더라도 열심히, 적극적으로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최 씨는 3, 4년 동안 신입 직원이 없었던 이 부서에서 분위기를 살리려 노력했고, 선배들과의 대화에도 많이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 장짜리 과제를 받으면 10장을 준비해 프레젠테이션을 했고, 선배들과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잘못된 점을 고쳐 나갔다.
최 씨는 “짧은 인턴 기간이지만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자 표정이 밝고 적극적이라고 선배들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 인사담당자가 말하는 인턴십 ▼
▽좋은 예=인턴도 직원이다.
기업은 사람이 모여서 일을 하는 조직이다. 그만큼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잘 어울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방학 기간의 단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인턴십이지만 짧은 시간 동안 팀원들과 좋은 팀워크를 보일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해당 팀의 ‘구애(입사 권유)’를 받게 될 것이다.
▽나쁜 예=기업 체험 프로그램
대부분의 기업 인턴십은 방학 기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인턴십의 목적을 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정규직원에게 주어지는 업무량이나 고난도 미션이 부여될 때 주저하거나, 반감을 갖기도 한다. 기업에서는 실제 현업에서 수행하고 있는 과제들을 통해 인턴들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지를 검증한다. 짧은 기간이지만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