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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1년 성적표] 생맥주전문점 ‘플젠’ 가락시장역점 김성훈 씨

입력 | 2010-10-14 03:00:00

점포 선택에만 6개월 걸려
겨울철은 생맥주 비수기?
경품 이벤트로 단골 확보했죠




직장생활의 경험과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창업 1년 만에 안정적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성훈 씨(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손님들에게 안주를 서빙하고있다. 사진 제공 FC창업코리아

《서울 송파구에서 자연냉각크림 생맥주전문점 플젠(www.plzen.co.kr) 가락시장역점을 운영하는 김성훈 씨(37). 지난해 9월 창업한 김 씨는 요즘 85m² 크기의 점포에서 월평균 3000만 원 매출에 1000만 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김 씨는 경쟁이 치열한 주점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점포를 운영하며 “직장 경력을 살려 업종을 고르고 창업 전 철저히 준비해 시작한 것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 차별화에 초점… 브랜드 골라 창업


김 씨는 생맥주전문점을 차리기 전에 한 주점 프랜차이즈 회사에서 가맹점 관리와 조리메뉴 개발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김 씨는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창업에 대한 목표를 세우게 됐고 주점 관련 아이템으로 창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맥주전문점, 일본식 선술집, 퓨전주점 등 몇 가지 형태의 주점을 후보로 선정하고 각각의 장단점 및 사업전망 등을 비교했다. 경험을 살려 객단가, 테이블 회전율, 주방 운영의 난이도, 점포 규모에 따른 수익성 등 여러 가지 항목을 비교했다.

그가 맥주전문점을 최종 낙점한 이유는 다른 아이템에 비해 수요층이 넓고 수익성도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한 맥주전문점 시장에서 어떻게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었다.

김 씨는 “요즘 직장인은 퇴근 후 아무 술집으로 달려가 ‘생맥주 한잔’을 외치지 않는다. 생맥주 한 잔을 마시더라도 스타일이 있어야 한다”며 플젠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플젠은 생맥주가 나오는 노즐을 미세하게 만들어 생맥주 크림을 만든 뒤 이 크림을 맥주 위에 부어준다. 이는 맥주의 목 넘김을 부드럽게 하고 탄산가스가 날아가는 것을 막아 신선함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 손님이 부르기 전에 먼저 다가가 서비스

그는 창업을 서두르지 않았다. 점포를 고르는 데만 6개월을 투자하는 등 철저히 준비했다. 김 씨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성공한 가맹점뿐만 아니라 실패한 사례도 많이 봤다. 프랜차이즈 실정을 잘 아는 만큼 더 철저히 준비해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씨가 고른 점포의 위치는 서울 송파구 송파동의 사무실 밀집 지역. 직장인이 주를 이루는 상권이라 맥주 수요가 충분히 있는 데다 젊은 직장인이 많아 크림생맥주전문점을 하기에 유리한 입지라고 판단했다. 그는 “점포를 고르는 데 6개월을 투자하는 것은 그만큼 돈 버는 시점이 늦어진다는 점에서 길게 느껴질 수도 있다”며 “하지만 큰 결심을 하고 시작하는 창업인데 6개월을 아까워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업을 시작한 뒤 상권 및 주 고객층의 특성에 맞춘 영업 전략을 세웠다. 구매력이 있는 직장인이 주요 고객이라는 점에 주목해 가격을 높이더라도 맛과 품질에 신경을 써 메뉴를 구성했다. 손님의 연령이나 성별, 인원 등을 고려해 맥주와 잘 어울리는 메뉴를 추천하기도 했다. 그는 “학생이 주 고객인 대학가라면 가격이 중요한 요소지만 사무실 밀집 지역에서는 가격보다 메뉴의 질이 중요한 선택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매장 서비스도 직장인의 눈높이에 맞춰 좀 더 밀착된 서비스를 제공했다. 손님 테이블을 주시하고 있다가 손님이 부르기 전에 먼저 다가가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맥주가 떨어지면 ‘한 잔 더 드릴까요’ 하고 물었고 포크가 바닥에 떨어지면 즉시 새 포크를 갖다 주었다. 김 씨는 “20, 30대 젊은 직장인도 많지만 40, 50대 중년층도 많은데 이런 손님들이 ‘내가 제대로 대접을 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서비스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음악이나 조명까지 신경을 썼다. 초저녁에는 조용한 음악을 틀어 손님들이 대화하기 편한 분위기를 만들었고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밝고 신나는 음악을 틀어 유쾌하고 활기찬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분위기 마케팅은 손님들이 매장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며 자연스럽게 객단가가 높아지고 매출이 늘어나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 창업 3개월만에 비수기 맞았지만…

맥주전문점은 계절을 타는 업종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맥주를 마시는 사람이 줄게 되고 따라서 겨울철 비수기에는 매출도 다소 감소한다. 그러나 김 씨는 이러한 비수기에 다양한 이벤트 등을 실시하며 매출 감소를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단골을 확보하는 기회로 삼았다.

12월 크리스마스시즌에는 약 1주일간 ‘뽑기’ 이벤트를 해 당첨된 손님에게 10만 원 상당의 백화점상품권, 영화상품권, 맥주 서비스 등의 경품을 증정했다. 2월 밸런타인데이에는 남자 손님을 대상으로 초콜릿을 선물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서운해하는 여자 손님에게는 3월 화이트데이에 사탕 선물 이벤트를 하니 꼭 다시 와 달라며 응대했다. 실속과 재미를 겸비한 이벤트는 비수기에도 손님을 모으는 역할을 했고 이때 찾아온 손님을 단골로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봤다.

김 씨는 “창업한 지 3개월 만에 겨울이 다가와 걱정했는데 이벤트 등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큰 매출 감소 없이 비수기를 넘어섰다”며 “겨울에 찾아왔던 손님 대부분은 이제 충성 고객이 됐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 전문가 조언
주점은 경쟁 치열… ‘점심땐 식당’으로

주점은 음식점과 더불어 창업자들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창업 아이템 중 하나다. 성인 남녀가 모두 고객이라 할 만큼 수요층이 넓고, 비교적 소자본으로도 창업이 가능하다. 또 특별한 운영 노하우도 필요하지 않고, 술과 안주를 함께 판매해 매출 규모도 크다. 다른 외식업종에 비해 마진이 크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창업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만큼 시장 내 경쟁도 치열하다. 또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민감하게 변화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업종의 라이프사이클이 매우 짧은 업종 중 하나다. 따라서 주점을 창업하고자 할 때는 최근의 시장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불어 주점 운영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도 살펴야 할 요소다. 취객들을 응대해야 하는 업종인 만큼 서비스 마인드가 전제되지 않으면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내성적인 성격보다는 외향적인 성격이, 관리직 출신보다는 영업직 출신이 어울린다고 볼 수 있다. 오후부터 새벽까지 영업하는 형태가 대부분인 만큼 체력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조건에서 봤을 때 김 씨는 주점 창업의 성공공식을 잘 반영한 사례다.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는 차별화된 브랜드를 골랐고, 자신의 직장 경력 등을 잘 활용해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비수기에도 슬기롭게 대처하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창업 1년 만에 점포를 안정 궤도에 올려놓는 원동력이 됐다.

현재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조금 더 노력하면 매출이나 순이익 규모를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밀착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명함 이벤트, 방문 스탬프 카드 등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가맹본사와 협력해 본격적인 마일리지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직장인들의 점심 수요를 겨냥해 볶음밥이나 돈가스 등의 식사 메뉴를 갖추고 점심시간에 한정해 런치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오피스 빌딩 1층에 위치해 있는 입지 특성을 살린다면 점심 매출만으로 임차료를 해결할 수도 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