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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포커스] 산이 “박진영이 인정한 실력파 래퍼죠”

입력 | 2010-10-14 07:00:00

타이틀곡 ‘맛 좋은 산’으로 데뷔한 ‘JYP 래퍼 1호’ 산이가 마이크 앞에서 원더걸스 안무를 따라하며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맛 좋은 산’으로 데뷔…JYP 첫 힙합 뮤지션 산이

계란아저씨 말투 랩에 접목 ‘파격’
중학생때 美이민…‘힙합상’도 수상


“산이가 왔어요. 값싸고 맛좋은 산이가 왔어요!”

시장에서 “계란이 왔어요∼”라고 정겹게 외치던 아저씨의 말투를 랩에 접목시킨 괴짜 래퍼 산이(25·본명 정산). 첫 미니음반 타이틀 곡 ‘맛 좋은 산’으로 데뷔한 그는 배경과 경력도 노래만큼이나 독특하다.

자신을 “신생아 래퍼”라고 소개한 산이는 원더걸스, 2PM 등 아이돌 스타를 배출한 음반기획사 JYP엔터테인먼트의 첫 힙합 뮤지션이다.

“주위에서 ‘JYP 래퍼 1호’라는 타이틀까지 붙여줘 신기해요. JYP가 힙합 장르를 시도한 적이 없기 때문에 부담도 되지만 자부심을 느껴요. 꽃미남도 아니고, 어린 아이돌도 아닌데 시선을 받으니 기분이 좋네요.”

산이는 미국 조지아대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한 뒤 음악에 심취해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해온 실력파 래퍼다. 이번 음반 발표 전에는 한국대중음악상의 최우수 힙합 노래상을 받았다.

“중학교 때 미국으로 이민 가 살면서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칠 때 처음 음악을 접하게 됐어요. 혼자 음악을 듣고 만들다보니까 재미있는 거예요. 그러다 2008년에 제가 만든 음악을 힙합 사이트에 올렸고, 여러 곳에서 반응이 왔어요. 욕심을 더 내서 뉴욕에 있는 JYP 현지법인에 음악을 보냈더니 함께 일해보자는 연락을 받았어요.”

산이의 재능을 인정한 박진영은 한국으로 데려와 정식으로 트레이닝을 했다. 음악에 대해서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박진영은 그에게 “네 마음대로 음악을 만들어보라”고 격려했다. 그 결과 박진영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맛 좋은 산’을 만들었다.

“진영이 형이 메일로 했던 말이 기억나요. 재치 있는 가사나 기발한 콘셉트를 음악에 담아봐라. 넌 그런 재능이 있다고 했어요. 음악으로 많이 믿어주고 맡겨주니까 감사하죠.”

그는 박진영이 했던 말 가운데 ‘10대뿐만 아니라 지방에 사는 아주머니와 아저씨들도 만족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라’는 것에 공감했다.

“그것이 바로 제가하고 싶었던 음악이었어요. 여러 번 퇴짜도 맞고 혼도 났죠. 시장이나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공감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어른들한테 힙합이라는 정서를 쉽고 재미있게 들려줄 수 있는 랩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는데, 요즘 어른들이 제 노래를 듣고 신난다고 하니까 보람을 느껴요.”

산이는 후속곡에 대해 “까불고 유쾌한 모습의 산이를 보셨다면, 이제는 감성으로 호소하는 따뜻한 노래를 만들고 있어요. 기대해주세요”라고 말했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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