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의 개혁 발언 지지 기사 일제히 실어5중전회 오늘 개막… 반체제 인사 탄압은 강화中 “류샤오보 노벨상은 범죄 격려하는 행위”
중국에서 15일 개막하는 공산당 17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7기 5중전회)를 앞두고 정치개혁 논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베이징(北京)과 지방의 유력 신문들이 최근 잇따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정치개혁 발언을 지지하는 기사를 실었다.
이에 앞서 공산당 고위 간부 출신 인사들은 언론출판의 자유를 요구하는 내용의 공개 서신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맞서 반체제 인사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다.
○ 정치개혁 논의 분위기 조성
원 총리 뉴스를 다룬 중국 신문은 각 성의 성도에서 발행되는 유력지로 베이징 신징(新京)보와 상하이(上海) 둥팡짜오(東方早)보, 후베이(湖北) 우한(武漢) 창장(長江)일보, 장쑤(江蘇) 성 난징(南京) 셴다이콰이(現代快)보, 후난(湖南) 성 창사(長沙) 샤오샹천(瀟湘晨)보, 광둥(廣東) 성 광저우(廣州) 난팡눙춘(南方農村)보 등이다.
원 총리는 선전(深(수,천))경제특구 지정 30주년을 기념해 8월 20일 선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치체제 개혁이 보장되지 않으면 경제개혁 성과를 다시 잃을 수 있다”고 정치개혁의 화두를 꺼냈다. 이후 10월 3일 미국 CNN에서 “자유롭게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는 중요하다”고 말하는 등 40여 일 동안 일곱 차례 정치개혁 발언을 했다.
이에 앞서 11일 마오쩌둥(毛澤東) 비서 출신인 리루이(李銳) 전 공산당 중앙조직부 상무부부장 등 중국의 고위 공산당 및 언론기관 출신 인사 23명이 발기하고 사회지도층 인사와 시민 476명이 서명한 언론출판 자유 공개요구서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들의 행동은 원 총리의 정치개혁 발언이 발단이 됐다고 해석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정치보좌역인 위커핑(兪可平) 중국 공산당 중앙편역국 부국장(차관급)은 12일 관영 신화통신에 “이번 5중전회에서 제3의 30년 개혁의 막이 오를 것”이라며 “개혁의 중점은 경제영역 외에도 사회와 정치영역에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홍콩 밍(明)보는 공안이 금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류샤오보(劉曉波) 씨의 부인 류샤(劉霞) 씨를 포함해 상당수 반체제 인사를 격리하거나 심문하는 등 탄압하고 있다고 14일 전했다. 베이징 자택에서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인 류샤 씨는 13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중국 정부의 가택연금 조치에 항의하는 글을 올렸다. 또 인권변호사인 푸즈창(浦志强) 씨도 10일 실종됐는데 현재 베이징 시내의 한 게스트하우스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의 마자오쉬(馬朝旭) 대변인은 14일 다시 “류샤오보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한 것은 범죄를 격려하는 행위와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마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류샤오보는 중국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범죄인으로 그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인권 문제가 아니라 국가 법률 존엄의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